깊은 밤, 펭돌씨에게 안겨 잠든 펭순씨.
날개 활짝 피고
온 동네를 구경하는 꿈을 꾸고 있네요.
펭순씨 아래로 수많은 가로등과
가로등보다 더 빛나는 반딧불이가
동그랗게 자신을 그리고 있어요.
분명 꿈이지만, 피부를 가르는 바람결이
분명 꿈이지만, 팔에 닿는 시원한 공기가
펭순씨를 간지럽히고 있어요.
도통 악몽에 시달리던 요즘,
펭돌씨의 품에 안겨서일까,
펭순씨 입가로 미소가 피어나고 있어요.
이런, 너무 푹 잠든 탓에 그만 잠에서 깨어났어요.
이미 잘 잤지만, 이미 눈이 말똥말똥해졌지만
펭순씨는 다시 눈을 감고 있네요.
기분 좋은 꿈 이어 꿔야지, 하고
펭돌씨의 옆구리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