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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습작소 11화

섬마을

이야기

by 정민쓰







그는 따뜻한 햇살을 사랑했습니다.

항상 추운 곳에만 있던 그는, 햇살이 따스하기 때문에 좋다고 했습니다.

그분은 알았을까요. 그야말로 저에겐 가장 따뜻한 존재였단 걸.



그의 음성은 기묘했습니다. 그렇지만 따뜻했고 섬사람 특유의 거칠고 큼직한 손도 그러했습니다.





오늘따라 집의 대문 앞에 서서 섬을 내려다보니 그리움이 사무칩니다.

따뜻한 햇살이 마을을 감싸고, 저 멀리 배 선착장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마을사람들이 보입니다.



돌연 참을 수 없이 쓸쓸해집니다.

섬마을의 외로움은 너무 무거워요.

전 언젠가 그분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저의 세상은 아주 좁습니다. 아니. 어떤 의미에선 아주 넓기도 해요.

제가 사는 이곳은 작은 섬마을이거든요. 작은 섬마을임에도 저는 아직도 섬의 모든 곳을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아직도 저에게 가볼 곳들이 있다는 것은 저에게 새로운 자극이자 소소한 행복이었습니다.




전 항상 집의 작은 마당에서 천둥벌거숭이처럼 뛰어놀았습니다. 발목에 스치는 풀들을 느끼거나 불어오는 바다의 짠 바람 내를 맡는 것은 너무 즐거웠거든요. 막대기를 들고 집 주변의 돌담벼락을 꾹꾹 찔러대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푼수처럼 놀 때면 제 뒤 편으로 집안에서 어머니가 달려 나오는 소리가 들려오곤 했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꾸짖곤 했었죠. 여자가 격조 없이 막대기를 들고뛰어 다니는 건 아무래도 보수적인 어머니에게는 허용되지 않았던 거겠지요. 그럴 때마다 저는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고 어머니는 마지못해 아무 말 없이 제 곁을 지켜주셨습니다.



어머니에겐 항상 좋은 냄새가 났습니다. 그건 분명 행복의 냄새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사랑의 냄새였겠지요. 어머니는 흙투성이가 된 저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가 저를 씻겨주셨습니다. 어머니는 집 밖에 나가 놀고 싶은 건 이해하니까 제발 조신하고 얌전하게 놀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리고 절대 밤에는 나가지 말고 집에 있으라고 몇 번이나 강조하셨던 것 같습니다. 치사해요. 어머니는 매일 밤 제가 잠든 사이, 몰래 혼자 밖으로 나가는 걸 제가 모르는 줄 아시나 봐요.




흙먼지투성이가 된 절 씻겨주시는 어머니의 손은 항상 떨렸지만 전 그때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어요. 어머니가 아프셨던 걸 그때 알았더라면 전 어머니의 속을 덜 썩였을 텐데요.












어머니는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섬에 대한 역사와 이야기들을 많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섬에 마을 사람들이 정착하여 살게 된 지는 정확히 올해로 299년째라고 했습니다. 또한 이 섬은 외부인이 거의 들어올 일이 없기에 폐쇄적인 성격의 마을공동체라고 합니다. 몇 세대를 거치면서도 섬 안의 사람들은 모두 한가족처럼, 가구끼리의 모든 사항을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확실히 마을의 구성원들은 많지 않기에 저는 아마도 모든 마을 사람들을 외우고 있었고, 심지어 멀리서 목소리만 들어도 마을의 누구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해가 질 때쯤에 이 마을사람들은 아무도 집 밖으로 나가선 안된다는 이야기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섬마을이라 해가 지면 급격히 어두워지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아 그리고 또 뭐라고 하셨더라? 섬에 살고있는 누군가가 나타난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웃기는 일입니다. 다 큰 어른들이 밤을 무서워하다니요. 그리고 좀 어두워지는 게 뭐 그렇게 대수라고.















말했다시피 이곳은 작은 마을입니다. 그만큼 마을공동체의 연대도 아주 끈끈해요.

30년마다 큰 마을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관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종종 마을사람들의 소리가 섬의 저 밑에서부터 바닷바람소리와 함께 제 귀를 간질이면, 저도 마을에 내려가고 싶다고 어머니를 조르곤 했습니다.




어시장의 생선가게 아저씨는 마을에 소식이 있을때마다 종종 저희 집에 생선비린내를 풍기며 찾아오셨습니다. 전 생선비린내를 싫어하지 않아요. 바닷바람의 짠 냄새와 닮았거든요. 그 아저씨는 어머니에게 저를 데리고 마을에 놀러 오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아저씨는 이번 축제에 꼭 왔으면 좋겠다고 구구절절 어머니를 설득했습니다. 클 만큼 큰 딸을 언제까지 그렇게 집 안에만 있게 할 거냐면서요. 덧붙여 이번 축제는 섬의 300년을 기리며 아주 성대할 거라고 했습니다. 아저씨와 어머니의 대화에 따르면, 30년 주기로 이 마을에는 어떠한 기적이 행해지나 봐요. 이번엔 무슨 기적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아저씨는 이번 차례에는 자신에게 기적이 오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늙은 아버지의 지병이 나았으면 좋겠다면서요.



항상 맛있는 과자를 들고 오셔서 전 그 아저씨가 좋았습니다. 저희 집엔 남자도 없었고, 생선 아저씨처럼 맛있는 과자를 주는 사람이 저희 아빠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거든요. 무엇보다 그 아저씨는 우리 어머니를 좋아하는 것 같았단 말이에요. 전 늘 대차게 아저씨의 제안을 거절하는 어머니가 미울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전 어머니를 사랑했어요. 어머니는 아직도 저를 철없는 딸로 생각하실진 모르겠지만, 그것도 사실 다 저를 걱정해서 그러시는 거겠지요. 여자 혼자 딸을 키우는 게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이 섬에서 저를 키우며 평생을 섬안에서 살아왔잖아요? 그것이 답답하지 않냐고 물어볼 때면, 어머니는 이 섬이 아버지의 고향이기 때문에 답답해도 떠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걱정이 된다고 하시면서 제 배를 간질이셨어요. 전 꺄르륵 웃었답니다.




제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를 때면 어머니는 젊었을 때, 마을사람들 몰래 아버지와 밀애를 하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어머니는 조개껍데기로 만든 목걸이를 아버지에게 선물해주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우리 어머니에게도 이런 낭만이 있었다는 게 놀라워 깜짝 놀라자 어머니는 멋쩍어서 괜히 더 크게 웃으셨었죠. 왜 연애를 몰래 해야 했냐고 묻자 어머니는 대답하지 않으셨어요. 그저 자신은 금지된 사랑으로 인해 벌을 받고 있다고만 하셨죠.












축제 당일 날이었어요.

당연히 어머니는 축제에 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쩐 일로 어머니가 축제에 가보자고 말씀하셨어요!



아침 일찍 엄마와 손을 잡고 축제장소로 걸어가는 그 길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한 손으로는 항상 가지고 노는 막대기를 휘두르며 껑충껑충 뛰듯이 걸었어요. 어머니는 제발 조신하게 좀 있으라며 저를 나무라셨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는걸요. 마을사람들의 소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제 가슴은 쿵쾅쿵쾅 뛰었어요. 물론 막상 축제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앉았을 때, 그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 있는 것이 익숙지 않아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있었지만요. 축제의 진행을 맡은 사람은 어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한다던 건어물 아저씨였어요. 그 아저씨는 재밌게 말을 잘하시더라고요. 그날 아저씨가 한 말들도 기억이 나요. 작은 섬마을답게 마을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익살스럽게 소개하시더라고요.



제가 기억하는 소개말들은 '약팔이 아저씨, 그물모녀, 갑부집안, 뚱보모녀, 키 큰 꺽다리모녀, 생선팔이부자, 염전가족, 주정뱅이 뱃사공부부, 배 고치는 깡깡이 아줌마....' 또 뭐였더라. 어쨌든 그날 저는 맛있는 음식들을 엄청 많이 먹었답니다. 몇 시간 정도 있었을까요. 사람들은 해가 질 것 같으니 슬슬 축제를 마무리할 때가 됐다는 말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섬'을 화나게 하면 안 된다면서요. 더 시간을 지체하다간 '그것'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윽고 사람들의 숫자도 조금씩 줄어드는 게 느껴졌어요. 전 어머니와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니는 많은 사람들이 저를 반겨줬다고 했습니다. 진짜였을까요? 전 어머니의 말을 믿기로 했습니다. 더 자세히 묻지는 못했습니다. 왠지 마을 사람들이 축제를 빨리 끝내야 한다고 한 이후부터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았거든요.












전 체구가 아주 작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어머니와 거의 비슷한 정도죠.

이 말을 왜 하냐면요. 제가 사랑에 빠지게 되었던 그 이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예요. 그분이 절 안아주실 때면 전 그분의 가슴팍에 쏙 들어간답니다. 전 푹신한 침대에 몸을 파묻는듯한 그 느낌을 아주 좋아해요.



그분을 처음 만난 건,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어머니는 저와 마을축제에 함께 놀러간 후부터 크게 아프셨습니다. 두달을 넘기지 못하셨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살게 된 저는 어머니의 존재가 얼마나 컸는지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집안일이라는 게 혼자 남겨진 저에겐 아주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익숙지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도 매일마다 낮시간에 생선아저씨가 맛있는 과자를 들고 와서 집안일을 도와주셨습니다. 하루동안 먹을 식사를 차려주고 가시기도 했고요. 아저씨는 항상 저에게 강해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는 혼자서도 많은 걸 해내야 한다면서요. 다정한 말이었지만 저는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아무렴요. 생선아저씨 눈에는 제가 꼬맹이로만 보이시나 봐요. 전 '아저씨. 저도 며칠만 지나면 서른 살인걸요.'라고 투덜거리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아, 그리고 이제 꺽다리라는 별명으로도 그만 불러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너무 생선 아저씨 얘기만 했네요. 그 아저씨가 제 일상을 챙겨주실 때쯤이었어요.

이제 마당에서 놀더라도 저를 혼낼 사람이 없었죠. 너무 슬픈 일이었지만 당시 저에겐 슬픔보단 해방감으로 다가왔어요. 해가 진 걸 알리는 뻐꾸기가 울고 저녁밥을 짓는 냄새가 마을 밑에서부터 올라올 때, 저는 태어나서 처음 밤시간에 집 마당을 나가보았어요. 그리고 그분을 처음 만나게 되었죠.




어느샌가 그분은 마당에 서 있던 제 옆에 조용히 다가와있었습니다. 거칠었습니다. 숨소리도 목소리도요. 저는 무서웠습니다. 아무래도 낯선 사람이었으니까요. 갑자기 어머니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섬마을의 밤은 한 치 앞도 안보일정도로 어둡고, 사람들은 그 어둠을 두려워한다고요.

전 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누구냐고. 그러자 그가 말했습니다.




- 넌 내가 두렵지 않니?










낯선 존재에 느꼈던 무서운 감정은 그의 첫 물음에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그 말은 쓸쓸하게 느껴졌거든요. 한 치 앞도 안 보인다던 섬마을의 깜깜한 밤 속에서 저는 제 옆에 서 있는 그를 더듬었습니다.


그의 음성은 기묘했습니다. 그 음성은 귀가 아닌 제 속에서부터 울리는 것 같았어요. 그렇지만 따뜻했고 섬사람 특유의 거칠고 큼직한 손도 그러했습니다. 그의 손을 꽉 잡고, 그의 품에 안겼습니다. 그 날밤 저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곧 해가 뜰 시간이라며 그분이 내일 또 보자는 약속을 하고 떠나기 전까지요.



그는 따뜻한 햇살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추운 곳에 살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환하고 따뜻한 낮에 밖을 돌아다녀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습니다.










전 매일 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 분만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날이 많이 추웠지만 그건 저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낮 동안 집에 방문하는 생선아저씨한테는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그분이 말하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섬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큰 오해를 하고 있다면서.



그 이야기를 듣고 저는 괜스레 마을사람들이 미워졌습니다. 이 분은 섬에 위협이 예견되어 있을 때마다 밤에 나타나서 경고를 해줬을 뿐인데요. 사람들은 그분이 불행을 몰고 온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가 봐요. 그분은 오히려 자신이 마을사람들에게 30년마다 기적을 나누어줬을 뿐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놀랍게도 지난번 기적의 수혜자는 다름 아닌 우리 엄마였었다네요? 그리고 그분은, 그 기적은 오히려 저주와 같았기에 우리 엄마에게 책임지지 못할 기적을 준 자신에게 스스로 벌을 주려한다고 했습니다.





무슨 벌이냐고 묻자, 그분은 내일모레면 섬을 떠날 거라고 했습니다. 이제 자신은 너무 오래 살았고 더 이상 자신이 이곳에 있을 이유도 남아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제 섬사람들은 더 이상 자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그분은 이곳을 떠나기 제일 아쉬운 마지막 이유가 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는 마지막 속죄로 작은 선물을 주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서야 이별이 실감 난 저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생선아저씨를 제외하면 저의 유일한 친구였는데요.





제 눈물을 닦아주는 그분의 손은 거칠었지만 역시나 뜨겁도록 따뜻했습니다.










다음 날도 생선아저씨가 저희 집에 찾아왔어요. 어머니가 생전에 입던 옷가지들을 마을사람들에게 나눠줘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어머니의 물건이 사라지는 건 마음이 아팠지만 사실 제가 예쁜 옷이 필요하겠어요? 그래서 그냥 가져가서 마을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말했습니다. 생선아저씨는 어머니가 입던 옷 사이즈는 아무래도 키와 덩치가 큰 그물가게의 딸내미 정도가 아니면 입을 수가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내일 새해가 밝으면 어떤 기적이 일어날지 너무 기대가 된다며 아저씨는 잔뜩 신난 느낌이었습니다.



기분 좋아 보이는 아저씨의 모습에 감화 돼버린 저는 아저씨에게 결국 그분을 만난 것을 자랑했습니다. 바로 후회했지만요.

제 이야기를 들은 생선아저씨는 갑자기 제 양팔을 붙잡고 무서운 목소리로 저를 추궁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가 아닌 누군가가 제 몸을 건드린 것은 몇 십 년 만이었습니다. 전 무서워서 소리를 질렀죠. 그 다정했던 생선아저씨가 제 몸을 건드리다니요.



아저씨는 이내 놀란 마음을 가다듬은 듯 꽉 붙잡고 있던 손을 떼고 저에게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큰일이 났다며 당장 마을로 돌아가보겠다고 했어요. 제가 무언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무서웠던 저는 그날 밤도 그분이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그분은 결국 오지 않았습니다. 잠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귀를 기울였지만 아마도 들짐승이었겠지요.












아침이 밝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나 봅니다. 잠에서 깨어 눈을 뜨자, 집의 천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깜짝 놀란 저는 벌떡 일어나 집 밖에 나가보았어요. 마당 가운데에는 처음 보는 물건이 놓여있었어요. 저는 그것을 집어 들었습니다. 동그란 줄에 딱딱한 무언가가 꿰어져 있었어요. 이 촉감은 분명히 조개껍데기입니다.

이 모든 것이 다 너무 낯설고 기이한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던 그때, 저 멀리 사람들의 무리가 저희 집을 향해 몰려오는 것을 보았어요. 그들은 경직되어 보였고 무언가 긴장한 표정이었습니다. 저에게 화가 난 걸까요? 저를 추궁하려 온 걸까요? 하지만 낯선 이들의 모습에 온몸이 굳었던 저는 이내 안심했습니다. 무리의 맨 앞에서 걸어오는 수염 난 아저씨. 이 비릿한 냄새는 분명 생선 아저씨 같습니다. 생각보단 키가 작으셨어요. 아닌가. 내가 큰 편인가.




생선 아저씨를 보자 이내 주체할 수 없이 제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저씨를 향해 외쳤습니다. 거의 울먹거리면서요.




- 생선가게 아저씨!!




그리고 이어지는 제 말을 듣고 생선아저씨는 물론 함께 몰려오던 마을사람들의 표정도 놀라움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 저 앞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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