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시간에 '진정한 나'와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진정한 나'를 만나게 되면 나에게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이 깊은 우울감은 왜인지,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뭔지 꼭 물어보고 싶었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낮설진 않았지만 집에서는 나에게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못다 한 빨래며 청소로 잠시도 엉덩이 붙일 틈이 없었고 밥을 먹고 나면 나른함을 이기는 게 하루 중 최대 과제였다. 그래서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카페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책 한 권을 들고 집 근처 공원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눈여겨둔 카페에 들어가 숲이 잘 보이는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는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커피 한 잔을 온전히 집중해서 마신다. 컵의 질감과 무게를 느끼보고, 구수한 향기를 맡는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김을 피부로 느끼며 뜨거운 커피를 천천히 한 모금 마신다. 어떤 방해도 받지 않는 온전히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을 위한 시간이다.
카페에 앉으면 할일이 많다. 먼저 읽다 만 책을 마저 읽으며 딴 세상에 훅 빠져있다 나온다. 그 다음은 노트에 생각을 쓰거나 책 속의 좋은 구절을 따라 쓴다. 그렇게 필사한 노트가 지금은 나의 보물 1호가 됐다. 마음이 힘들고 흔들릴 때면 노트에 필사한 글들을 무작정 읽어 내려간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가슴속에 새 희망이 가득 차오르는 걸 느낀다.
노트에 쓴 글들은 나에게 꿈과 희망을 잊지 말라며 언제나 나를 응원해 주는 것 같았다. 지금도 내 수준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세상 속 문제를 만나면 노트부터 찾는다. 혼자 있는 시간에 쓴 필사 노트가 진정한 나와 만나는 길을 안내해주는 지금의 이정표다.
시간이 많은 날에는 카페 대신 동네 도서관으로 향한다. 도서관에 오는 사람들은 혼자만의 시간에 집중하고 있어서인지 그 공간에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좋다. 나는 책을 읽다가도 생각 속에 쑥 빠져들어 상상하는게 재밌다. 상상 속에 나는 무엇이든 해 볼 수있고, 돈 많은 부자도 되고 성공한 사업가도 된다.
혼자 있는 시간은 새로운 꿈을 그릴 수 있는 힘을 주었고,
그때의 상상이 지금의 현실이 되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 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
-빌 게이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