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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만선(滿船)’과 김영동의 음악

음향을 맡으면서 배경 음악을 찾으면서 국악인 김영동을 알게 되는 이야기

by 영진 수필가 May 12. 2024

일요일, 엘피판을 사러 벼룩시장에 갔다. 그곳에서 반가운 엘피판을 보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국악 작곡가 김영동 앨범이었다. 이 작곡가를 알게 된 스토리가 있다. 그 이야기를 잠시 하고 싶다. 대학 연극반 아몽 때 성구형이 의욕적으로 준비하신 천승세 작 연극 ‘만선’에서 난 음향을 맡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만선의 무대는 아몽 역대 공연 무대 중의 최고였다고 생각된다. 초가집 완벽 재현한 무대감독은 인명형, 주인공은 곰치 역의 성오, 구포댁의 복자였다. 가난한 어부 주인공 곰치가 바다에 모든 것을 걸고 평생을 살아가는 토속적인 아주 슬픈 가족 이야기이다. 


  시그널 음악 등을 성구형에게 몇 번 제안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현대적인 음악으로는 분위기가 안 맞는다는 것이 성구형 이야기였다. 그래서 난 생각 끝에 남산에 있는 ‘국립국악원’을 찾아갔다. 건물에 들어가서 무턱대고 어딘가를 가서 아래와 같은 말을 몇 번 반복했다. ‘연극반 대학생인데 음향을 맡았다. 한국적인 음악을 찾고 있다가 여기가 생각나서 찾아왔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답변이 왔다. ‘작품에 맞게 곡을 만드는 것이 이곳의 방법입니다. 즉 창작곡을 제작하는 곳입니다’ 금액을 물어봤다. 어마어마했다.


  그래서 작품 내용을 다시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때 알려준 국악 작곡가가 김영동이었다. 만선 때 배경 음악으로 김영동의 초원, 회상 등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그때가 잠시 생각나서 엘피판 하나 샀다. 


  첨부한 음악은 만선에서 슬슬이가 등장해서 독백할 때 배경으로 깔았던 음악이다. 참 신기한 것은 지금도 오래전 일인데 지금도 그때의 음향 이야기가 생생히 기억에 남아있다. 


  가족과 어제저녁 먹으면서 이 음악을 틀어 주었다. 종로 피맛골 같은 주막에서 나오면 딱 어울리는 음악 같다고 선우가 이야기한다. 


김영동의 '회상'입니다. '초원'은 관객들 입장할 때 들려준 공연전 음악입니다.한번 오래간만에 들어보시죠. 지금 들어도 짠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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