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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다시 무대 위로-무대 위의 삶, 무대 밖의 나

대학 시절, 연극반 ‘아몽’에서 시작된 나의 연극 인생, 플레이런너

by 플레이런너


대학 시절, 연극반 ‘아몽’에서 시작된 나의 연극 인생은 지금까지도 내 삶의 리듬을 만든다. 배우로 무대에 서기도 했지만, 나는 더 자주 무대 밖에서 기획하는 삶을 살았다.

지난 6월, 연극반 아몽의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아몽과 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을 준비하며 옛 자료를 모았다. 강연이 끝난 후에도 마음은 여전히 그 시절에 머물렀고, 사진과 대본은 나를 계속 불렀다.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어떻게 내 삶을 기록으로 남길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무심코 브런치 스토리가 눈에 들어왔고 연재 공지를 보았다. 그동안 여기에 올린 글이 80편 정도 된다. 하지만 일정한 요일과 시간에 맞춰 연재해 본 적은 없다. 필력도, 소재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자랐다.

그때 머릿속에서 조명이 켜지듯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연극이다!”

첫째 나의 아몽 시절을 소재로 의미 있는 이야기를 펼쳐보고 싶었다. 우선은 마라톤 풀코스에 처음 도전하듯 완주를 목표로 삼는다.

둘째 연습이라 생각하고, 옴니버스 형태로 내가 참여했던 연극 작품들을 소설처럼 구성해 보자는 생각이었다.

매주 한 번씩 펜을 드는 일,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 이 도전을 시작하는 이유도 단순하다. 잊고 있던 기억을 불러내고, 그 장면을 다시 살려 쓰는 순간이 나에게는 가장 큰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대략적인 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막: 작품 :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심장은 소리 없이 뛰지 않는다” – 연극반 입문의 설렘과 첫 무대의 긴장과 음향

2막: 작품 :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저기 꽃이 떨어지는군” – 사라진 시간과 회상, 단역배우 마을사람들로 배우 데뷔

3막: 작품 : 『싸움터의 피크닉』 싸움터의 피크닉 “싸움터의 기획보” – 기획이라는 전쟁터에서의 같은 도전과 성장.

4막: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 리더십과 동아리 총회, 비상한 축연.

5막: 작품 : 『유리 동물원』 “기획은 무대 밖의 연기” – 무대 뒤 기획자의 역할과 연기 같은 삶.

6막: 작품 : 『알』 “기둥 없는 성당은 없다” – 봄을 잇는 기획과 연출관에 대한 논쟁

7막: 작품 : 『도적들의 무도회』 “나가자 디디에!” – 여름 MT에서 탄생한 배우. 그리고 도전

8막: 작품 : 『느릅나무 밑의 욕망』– 산사에서 연극하러 다니기, 욕망과 미안함의 무대.

9막: 작품 : 『滿船의 소리』 – 한국의 토속적인 우리 소리를 찾아서

10막: 작품 : 『굿닥터』 –교통사고의 트라우마를 연극으로 치유, 첫 '굿닥터'

세월이 흘러도 놓치고 싶지 않은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유머’와 ‘호기심’이다.

어쩌면 이 글쓰기도 그것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일지 모른다.

나는 ‘플레이런너’다.

무대, 연극(play) 위를 달렸고, 동시에 삶이라는 긴 트랙을 달리는 사람으로서

그 속에서 기획자(planner)의 눈으로 장면을 설계한다.

솔직하게 나의 연극 이야기를 들려주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각 막마다 연극을 통해 발견한 삶의 진실, 이를테면 무대 위의 긴장이 우리 삶의 도전을 어떻게 비추는지 쓰고자 한다.

이 글이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그때의 경험을 오늘의 삶과 연결하고, 함께 공감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현실의 고통이 무대 위 웃음으로 바뀌듯 이 글쓰기는 내 삶에 작은 ‘징’ 소리를 울릴 것이다. 그 웃음은 잠시 스쳐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된다.

나는 누군가 곁에서 조용히 울림이 되어주는 ‘굿닥터’가 되고 싶다.

『도적들의 무도회』의 아버지, 두뽕부처럼 망설임을 뒤로하고 용기를 내 주문을 건다.

“나가자 디디에, 달리자 플레이런너”

2025년 7월 7일 월요일

플레이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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