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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제목 학원에 다니시나요?

by 느긋

브런치 스토리 작가 승인을 작년 내 생일인 5월 31일에 받았으니 1년이 곧 다 되어간다. 그동안 글쓰기를 통해 인생을 돌아보고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되어 의미 있었지만 무엇보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들이었다. 다른 많은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나의 취향도 알아가고 관심사도 넓혀갈 수 있었다. 더불어 다양한 인생에 담긴 생각을 엿보면서 간접적으로 많은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다양한 글을 읽으며 가장 감탄한 것은 단연코 글의 제목이다. 클릭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제목들을 보면 짧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정말 내가 모르는 '제목을 공부하는 학원'이 존재하는 것인가? 어쩜 이렇게 다들 제목 센스가 뛰어나는지 너무나 재밌다. 쉽지 않은 인생에서 한 줄기 유쾌함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감사하다. 요즘 인생에서 '힘 빼기'를 하고 있고 너무 진지하게 살지 않으려 노력하는 나에게 브런치 스토리에서 만나는 유쾌한 제목의 글들은 매우 반갑다.


브런치 스토리 홈에서 만나는 글이 다른 글보다 눈에 띄는 건 당연하다. 그중 재밌는 제목들이 나를 강력하게 끌어당긴다. 최근에 본 재미있는 제목은 '달과 앤' 작가님의 '가속노화의 주범 그 이름, 방학'이었다. 저속노화가 유행인 요즘에 그 반대말인 가속노화라니, 그것도 방학이라니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클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엄마들의 진정한 방학은 아이의 개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이의 방학은 엄마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곤하게 만든다. '돌밥(돌아서면 밥)'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왜 이렇게 삼시세끼 밥 때는 자주 돌아오는지, 아이들을 한 번씩 카레지옥으로 빠뜨릴 수밖에 없는 엄마의 심정도 이해해주어야 한다. 방학이라고 집에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여행과 갖은 체험도 엄마를 힘들게 하는 작가님의 글이 공감되어 제목에서부터 빵 터졌다. 웃픈 현실이었지만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에 위로를 받기도 하였다.


브런치 스토리 홈 화면


'다다'작가님의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 거야' 글과 사진도 매우 감동 깊었다. 나의 꿈도 '명랑한 할머니'가 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피아노가 절대 빠지면 안 된다. 물론 다른 악기도 좋지만 피아노를 치는 할머니 너무 멋지지 않은가? 나의 꿈과 맞아떨어지는 이 글을 보며 피아노를 치시고 연주회까지 나가시는 작가님의 어머님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단순히 '피아노 치는 할머니'라는 제목보다 무언가 알 수 없는 결연한 의지가 보이는 이 제목이 나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제목과 어울리게 글의 내용도 매우 따듯했다.



'프프'작가님의 '밥 먹자는 말이 제일 무섭다'라는 제목의 글도 흥미롭게 읽었다. '제일 무서운 말이 밥 먹자'라니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내가 생각하는 내용의 글이 맞을지 궁금해하며 글을 읽었다. 오늘 평생학습관의 캘리그래피 첫 수업에 다녀온 내가 이 글을 본 것도 재밌는 우연이었다. 작가님의 첫 문장에서부터 공감을 하며 읽었는데 오늘 내가 들었던 수업도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듣는 수업도 수강생 연령대가 높아 분위기가 매우 자유로웠고 편했다. 오늘 처음으로 간 평생학습관 수업에서 혹시 총무나 반장을 맡으면 어떡하지 걱정하며 간 내 모습과 묘하게 겹쳐 보이기도 하였다. 나를 드러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향인이라 작가님의 글을 조마조마하며 끝까지 재밌게 읽었다. 호기심을 끌어당기는 제목이 너무나 신선하였다.


오늘 브런치 스토리 홈에 올라온 여러 글들을 읽으며 또 한 번 나를 알아갈 수 있었다. 아, 나는 유쾌하면서 따뜻한 글을 좋아하는구나. 이처럼 나의 취향도 더 확고해지며 생각도 넓힐 수 있는 브런치스토리 글들이 정말 좋다. 나를 위해서 쓰는 글이기도 하지만 내 글을 보며 나처럼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공감을 하는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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