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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놀이 Jul 31. 2024

이데아의 숨결

  이데아의 존재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지금까지 설명한 인간에게만 국한될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길을 걷다가 무심코 걷어찰 수 있는 작은 돌멩이를 포함하여, 모든 물체에 존재한다. 만물을 넘어, 눈으로 볼 수 없는 자연환경이 상호작용하는 질서, 우주를 지배하는 수학ㆍ물리 법칙에도 존재한다. 이데아는 온 우주에 존재하며, 이성을 가지지 않은 창조주일 수도 있다.


  자기만의 이데아가 있다고 하니, 약간은 설레고 기대되지 않는가? 나의 이데아란 뭘까? 어떤 모습일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데아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데아는 이상이기에, 인간은 자신의 이데아라 할지라도 결코 완벽하게 이해할 수가 없다. 인간의 머리에 어떻게 온 우주를 담을 수 있겠는가.

  좋다. 백번 이해해서 나의 이데아를 알 수 없다고 치자, 그렇다면 도대체 뭐 어쩌란 말인가?


  이제부터 각자의 이데아를 찾아 떠나보자. 이전 화에서 말했듯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데아와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주변에 함정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들 시선으로 보기에 남부럽지 않게 살아야 하므로, 좋은 직장을 얻어야 하고 잘생기고 예쁜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 돈이 많으면 장땡이고, SNS에는 아닌 척하며 자랑을 해야 한다. 우리의 모습들을 헤치는 것들이지만 이런 요소들은 매우 매혹적이어서, 좀처럼 배기기 힘들다. 우리 몸을 해치는 달콤한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 쇼윈도 부부라는 말까지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데아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진리는 단순하고 힌트는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나 자신을 생각하면 된다. 우리는 이데아의 결과물 중 하나다. 이데아를 토대로 설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에겐 이데아의 작은 숨결이 살아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내 마음속 작은 목소리에 집중해 보라.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지.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사회적으로 '쓸모'가 없더라도, 나의 이데아임을 인정하고 받아 들어야 한다. 나의 경우로 예를 들자면, 나는 현재 심리학과 대학원에 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내 직업과 심리학은 전혀 연관이 없다. 앞으로 어떤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는 심리학과를 굳이 비용을 지불하고, 시간을 투자하고, 에너지를 쓰면서까지 배우려고 하는 것이다. 왜냐? 나라는 사람이 심리학을 배우고 싶고, 공부할 때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회적 보상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나의 이데아에 가까운 모습 중 하나이기 문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생을 살면서 이데아의 숨결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에겐 전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나 역시 현실적인 감각을 살리려면 얼마든지 일깨울 수 있다. 돈을 많이 벌고, 좋은 아파트를 사고, 승진을 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짧고, 순식간에 생명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이런 당신에게 물어보겠다. 운명을 다 하는 순간, 자기 자신을 얼마나 소중히 여겼는지가 보람찰까, 아니면 좋은 집, 비싼 차, 사회적 대우를 받은 지난날이 더욱 보람찰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무조건 전자다. 인생 전체를 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이해다. 나 자신을 정말 소중히 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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