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제지기오름
남원읍에서 서귀포시 방면으로 해안도로(보목포로)를 따라가다 보면 섶섬과 보목항을 앞두고 제지기오름이 있다. 해발 94.8m의 비교적 작은 오름이다. 오름 기슭에 불교 사찰이 있어 절오름이라고 부르기도 했단다.
이 오름은 제주올레 제6코스(쇠소깍~외돌개, 14.4km)의 일부이기도 하다. 여느 오름과 같이 산책로가 많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경사도 완만하여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오름 중턱에 다다르면 뒤쪽으로 한라산 정상이 보인다. 한라산은 마치 편안히 누워 있는 어머니의 모습 같고, 때로는 인자한 사람 얼굴처럼 보인다.
정상에는 소공원 정도 크기의 풀밭이 있다. 이곳에는 주민들이 운동할 수 있도록 야외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고, 양쪽 끝에는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하효항 방면의 쉼터는 풀이 웃자라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데 제한이 있다. 반면에 보목항 방면 쉼터는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멋진 섶섬 풍경이 펼쳐진다. 유난히도 푸른 제주바다에 타원형의 섬 하나가 우뚝 솟아있다. 멋지다. 또 한 번 쳐다보아도 멋지다.
이곳에서 보이는 섶섬은 크기가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동서가 630m, 남북이 380m나 되는 큰 섬이다. 섬 내에는 180종의 난대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섬 자체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보목항 방면의 쉼터에서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서귀포항과 문섬, 범섬까지 조망할 수 있다. 오름 아래에는 송산동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그 너머로 문섬, 범섬, 군산오름이 아스라이 이어진다. 마치 멋진 동양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양쪽에 커다란 소나무가 있고, 그 안에 사람이 거주하는 집이 모여있으며, 그 너머에는 시원스럽게 바다가 펼쳐진다. 듬성듬성 섬들이 바다에 떠있어 그림에 멋을 더해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