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식산봉
식산봉은 해발 60m이고, 성산읍 오조리 내수면에 맞닿아 있는 오름이다. 높이가 낮고, 규모도 자그마한 오름이지만,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내수면에 투영된 성산 일출봉 풍경이 멋있고, 다양한 철새가 노니는 모습, 제주 전통 돌담길, 오조포구 등 산책하면서 볼 수 있는 것이 참 많은 곳이다.
6월에서 8월 사이에는 이곳에 자생하고 있는 황근나무꽃(노란 무궁화, 황근)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이 나무는 멸종위기종으로 제주시에서 특별관리하고 있단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황근꽃이 피기 시작하면(6월) 장마가 시작되고, 꽃이 질 무렵(8월)이면 장마가 끝난다고 하여 이를 보고 날씨를 예측하기도 했단다.
식산봉으로 들어가는 길은 네 곳이 있다.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각각 특색 있는 풍경을 볼 수 있으므로 어느 길을 걷는다 해도 좋다. 때론 풀밭길을 걷고, 때론 내수면을 가로지르는 돌담길을 건너며, 어떤 때는 꽃길을 걷는다.
첫 번째는 제주 올레길 제2코스(광치기해변~온평포구, 14.5km)를 따라 걷는 길이다. 오조리사무소에서 출발하여 블랑드 오조 카페, 마을 내 팔각정, 오조포구, 희망 휴게광장, 식산봉 입구를 지나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성산일출봉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드넓게 펼쳐진 오조리 내수면과 제방 너머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성산마을, 웅장한 성산일출봉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 성산일출봉은 내수면 깊숙한 곳까지 투영되기도 한다.
두 번째는 돌담 쉼팡(국숫집), 오조리사무소, B 일상 잡화점, 제주올레 제2코스, 배 모양의 화장실, 내수면에 설치한 나무데크, 황근나무꽃길, 식산봉 입구 및 정상으로 이어진다.
돌담쉼팡은 제주도 전통음식인 보말국수를 만들어 파는 음식점이다. 광치기해변에서 출발하여 온평포구까지 이어지는 올레길 제2코스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다. 올레길을 걷다가 지치게 될 즈음 만나게 되는 음식점이라 올레꾼들이 많이 들른다.
돌담쉼팡에서 100~200m 떨어진 곳에 허르스름한 가게가 있다. 이것저것 잡다한 것을 파는 B일상 잡화점이다. 잠시 들러 보는 것도 좋다.
세 번째는 메종드 오조락, 황근나무꽃길, 식산봉 입구 및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마지막으로 오조 해녀의 집, 오조 반점, 희망 휴게광장, 식산봉 입구 및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오름 정상에 올라서면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성산포항과 길쭉하게 늘어져 있는 우도가 눈에 들어온다.
우도는 성산포항이나 종달리에서 들어갈 수 있다. 배로 15~20분 소요되지만 파도가 거세게 치는 날에는 여객선 운항이 안된다. 그래서 우도를 방문하려면 날씨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른 한편에선 소나무 숲 사이로 성산일출봉 풍경이 펼쳐진다. 내수면 건너 성산마을이 나타나고, 그 너머로 왕관 모양의 성산일출봉이 우뚝 솟아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