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본분은 공부를 하는 것이다.
부모님이 자식에게 하는 가장 많은 잔소리 중 하나가 '공부하라'이다.
자식들은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듣기 싫어 집에서 공부하기보다는 독서실이나 도서관으로 피신한다.
하지만 이들이 가방을 던져놓고 향하는 곳은 PC방이다.
예전 친구들을 만나면 이 이야기들을 무용담처럼 털어놓기도 했었다.
혹여나 집에서 부모님과 마주쳤을 때 그들은 잔소리를 하지 말라며 사춘기다운 반항을 하기도 한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신경 쓰지 말라며 자신감 혹은 무모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다 성적표를 들고 오는 순간 그들은 마치 죄인이 된 듯 고개를 푹 숙이게 된다.
마치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거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폭풍 잔소리를 듣고만 있다.
하지만 이런 흔한 풍경을 나는 경험하지 못했다.
나의 부모님은 내게 공부를 못한다고 혼을 내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얼핏 들으면 기분 좋아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나도 차라리 다른 부모님들처럼 잔소리를 들어봤으면...'
우리 부모님은 맞벌이 교사셨다.
다른 부모님들에 비해 집에서 자녀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다.
특히 그때의 교사들은 지금에 비해 복무환경이 열악하였다.
지금은 당연시되는 외출도 어려웠으며 육아휴직 등은 꿈도 꿀 수 없었다.
학교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었으니 자연스럽게 자녀들의 학교 생활에는 관심을 두기 힘들었다.
부모님은 단순히 학원만 보내면 아이들이 공부를 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셨다.
그렇기에 아이의 성적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셨다.
흔하디 흔했던 잔소리도 내게는 가끔 들을까 말까 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잔소리가 없었기에 마냥 좋았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좀 더 내게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좀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악플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 내게 아버지는 공부를 잘하지 못했음을 아셨음에도 혼을 내지 않으셨다.
아마 나를 믿으셨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믿음을 저버리고 돌이킬 수 없는 큰 사고를 치고 말았다...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