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않고 살아야 한다고
천사같은 김종삼. 박재삼.
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
부도가 나서 길거리에 쫒겨나고
인기 여배우가 골방에서 목을 매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한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 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섬, 그래도
그런 마음들이 모여 있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
더 아름다운 피 묻은 이름
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서 더 신비한 섬.
그래서 더 가꾸고 싶은 섬 그래도,
그대 가슴속의 따스한 미소와 장미빛 체온
이글이글 사랑과 눈이 부신 영광의 함성
그래도 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 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이 시는 어떤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절대 잃지 말아야 할 것이
희망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가끔 '희망한다, 희망이 있다'는 것은
슬프고, 고독하고, 죽을 것 같은 고통을 수반한다.
희망 때문에 모든 것을 이길 수 있고,
참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결국 희망이라는 놈은 잔인하다.
'잘 될 거야'
'힘내'
어쩌면 우리는 희망을 이루는 것보다,
희망을 주는 누군가가 내 옆에 있길
더 희망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