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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말 Sep 16. 2024

사랑으로 가자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살아가면서 가장 신비롭고 가치 있는 일 중

하나를 꼽으라면

그것은 한 사람을 깊이 알아가는 것이다.

깊이 알아간다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삶이 주는 상황 속에서

그 사람의 언행심사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 지를 보는 것이며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변화되고

알록달록 물이 들기도 하며,

제각각 서 있는 나무처럼  

서로에게 숲이 되는 것일 테다.   


옛말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상대를 안다고 생각하고,

통한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에

고개를 갸웃하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결정을 내릴 때면

나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이해하고 못하고의 차이가 아니라는 것을

살아보니 알 것 같다.

내가 이해하는 것과,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이 다른 것은

사실상 관계가 없을뿐더러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한

혹은 나와 맞지 않아서 오는

감정과 자존심에 관한 문제라는 것을.   


시인의 말처럼

작은 풀꽃은

자세히, 오래 보지 않으면

그 모양도, 향기도

담아내기 어렵다.


풀꽃도 그러한데

사람은 오죽할까.  


자세히, 오래 알아가자는 말은

어쩌면  

이해를 넘어 사랑으로 가자는 것이며,

사랑으로 가자는 말은

상대방의 허물과 약점에도

기다릴 줄 알며,

원래 가지고 있는 그 사람의 성품을  

인정하는 것이리라.


그 길 위에서 종종

우리는 인내라는 정류장에 서게 될 수도 있다.  

또 계획보다 긴 여행이 될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끝내 도착하는 것을

해내고야 만다면 만나리라.  


드높고 푸르른 하늘 아래

넓게 펼쳐진 초원에 선

세상 어느 나무보다 큰

아름드리 나무,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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