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llebanga wine bar
특정 종류의 술을 어떨 때 처음 접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흔히 '첫사랑'이라고 하면 짝사랑이든 외사랑이든 진짜 첫 번째 만난 이성에게 사랑에 빠진 것을 말하기 쉽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십 대의 왕성한 성 호르몬 분비는 사랑의 시작을 폭풍 같게 만드는지라 그 당시는 사랑의 열병을 심하게 앓았더라도 지나고 보면 그저 씁쓸히 웃음을 짓고 마는 경우도 있고, 혹은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때처럼 너무나 어려서 누군가를 좋아했던 감정이랄까.. 웃고 지나가는 풋사랑인 경우가 많다.
제법 사랑의 의미를 알게 된 성인이 되어 진정으로 꼽게 되는 첫사랑은 꼭 순서상의 첫 번째란 이야기가 아니라 내 마음에 각인되어 깊이 남은 '첫'사랑으로서 실제 만난 순서로는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그(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니.
내가 와인을 처음 맛본 것은 어렸을 적 학생 때 일이다. 그리고 그 와인은 아마도 '마주앙(MAJUANG)'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양맥주(현 OB맥주)가 1977년에 만든 두 번째 국산 와인, 그 당시엔 멋들어진 라벨에 외국의 술인 줄 알았었는데 국산 와인이었고, 그 네이밍의 의미가 어떤 불어나 영어 단어가 아니라 '마주 앉아 즐긴다'라는 뜻으로 '마주앙'으로 이름을 지었다는 것에서 빵 터졌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국세청에서 술 이름에 외래어 표기를 일절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서 빚어진 일이었다고.
마주앙은 테이블 와인으로 품질은 괜찮은 편이며,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 한국 가톨릭 미사에서 성찬 전례용 미사주로 쓰이는 국내 최고령 미사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때는 그저 포도로 만든 술, 달달한 포도주 정도란 것 외에 기실 술 한잔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음에 좋아라 했지,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렇게 스쳐 지나간 인연이었다.
그러다 실질적으로 '와인'이란 술을 '와인'으로 의식하고 마시게 되고, 어떤 상황이나 기분일 때 편히 갈 수 있는 바로 앞의 주점 대신 굳이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곳으로 (요즘엔 와인바가 너무나 흔해졌지만) 찾아가기 시작한 것은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 10년 정도의 시간에서도 처음 절반의 시간은 와인에 대한 공부랄까, 최소한 어떤 와인인지 제대로 알고 마시려는 노력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냥 레드이고 화이트이고, 스파클링이고 그중에 어떤 것을 샴페인이라고 하고 하는 것, 그리고 프랑스 와인인지 이탈리아 와인인지, 미국 와인인지.. 신구대륙 분간만 하는 정도였고, 와인 자체보다는 그날의 상황, 그 기분, 함께 하고 있는 사람, 서로 간의 대화에 더 집중을 했더랬다.
이는 주종을 떠나 내가 술을 대하는 기본자세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한다면 와인이 아니라 소주이든, 맥주이든, 탁주나 사케 혹은 위스키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김소운 님이 그 유명한 수필에서 표현했던 '왕후의 밥, 걸인의 찬'과 같은 맥락이랄까. 마음과 마음이 닿는 자리에 술이나 안주가 무엇인가는 크게 중요치 않다는 것.
다만, 앞서 말한 그 10년 정도의 후반부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는 그때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조금 더 와인 자체에 대해서도 알고 싶고, 알려고 하는 마음과 태도가 생겼다는 정도로 설명을 갈음할 수 있겠다.
마치 제대로 시스템을 공부하고 스승 밑에서 사사하는 요즘의 프로 당구 선수들과는 달리 구력은 한참 높아 20~30년에 다다르지만 야전에서 그냥 감각으로, 재미로만 쳐왔던 터라, 여전히 절정고수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재야의 삼류고수 신세를 전전하고 있는 상황 같다고나 할까..
오늘은 가장 좋아하는 샴페인 중의 하나인 '페리에 주에'를 메인 테마로 이 날 함께 마셨던 와인들을 소개해 드리고 싶다 - 나에게 첫사랑과도 같은 셤페인..!
밝은 황금색을 띠고 흰 꽃, 레몬, 백도, 서양배의 프레시한 아로마가 느껴진다. 입 안에서는 아몬드, 카라멜, 꿀의 풍미와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우아한 와인이다.
- 생산자 : 페리에 주에 Perrier-Jouet
- 국가/생산지 : 프랑스(France) > 샹빠뉴(Champagne)
- 품종 : 샤르도네 (Chardonnay) 50%, 피노누아 (Pinot Noir) 45%, 피노뮈니에 (Pinot Meunier) 5%
- 등급 : Champagne AOC(AOP)
- 알코올 : 12~13 %
- 추천음식 : 짭짤한 생선, 메추라기, 여린 무 와 어울리며, 가벼운 흰 살 고기와 조화를 잘 이룬다.
. 유럽 왕실의 샴페인 : 빅토리아 여왕, 나폴레옹 3세, 벨기에의 레오폴 1세 등 유럽 왕실이 사랑한 샴페인
. 대한항공 퍼스트 클래스 샴페인
. 와인21닷컴 기자들이 선정한 ‘사랑을 부르는 와인' BEST10 와인
. Wine Spectator 92점
. Wine Enthusiast 94점
- 샴페인 역사 상 최초의 드라이 샴페인 ‘브뤼’ 출시
역사상 처음으로 드라이한 샴페인인 ‘브뤼’ 스타일을 만든 샴페인 하우스로 샴페인의 새 시대를 열었다.
- 에밀 갈레의 아네모네 디자인
1902년, 아르누보 예술 창시자 에밀 갈레 (Emile Galle)가 페리에 주에 벨 에포크를 위해 아네모네 꽃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후 샴페인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전 세계 샴페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음
- 아름다운 시절 : '벨 에포크’ (Belle Époque)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 이란 뜻으로 19세기 말부터 1차 세계 대전 전까지의 아름답고 우아한 시대를 뜻한다. 이때 파리에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풍요와 평화를 누렸으며, 예술과 문화가 번창하고 거리에는 우아한 복장을 한 신사 숙녀가 넘쳐흘렀다. (물론 이 시기 이들이 풍요를 누리는 대가로 프랑스 식민지의 사람들은 갖은 핍박과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피폐한 상황에 처하게 된 사람들이 이전의 풍요로운 시절을 되돌아보며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연한 루비빛과 가장자리는 갈색빛을 띠고 푸른 숲향기, 감초, 마른 생강, 참나무 아로마의 조화와 우아하고 복합적인 식물적인 느낌이 주를 이루며 입안에서의 탄탄한 구조감과 밸런스가 느껴지는 와인이다.
- 생산자 : 지아코모 보르고뇨 Giacomo Borgogno
- 국가/생산지 : 이탈리아(Italy) > 피에몬테(Piemonte) > 바롤로(Barolo)
- 주요품종 : 네비올로 (Nebbiolo) 100%
- 등급 : Barolo DOCG(DOP)
- 추천음식 : 트러플, 양갈비, 스튜, 그릴요리, 바비큐, 포크, 버섯, 프로슈토, 라자냐, 이탈리안 음식과 어울림
- 바롤로 Barolo
바롤로(Barolo)는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에 속하는 와인 산지다. 바롤로는 전형적인 구릉 지대로 네비올로로 만든 와인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 지역은 1980년 DOCG등급을 획득했다.
전통방식을 추구한 훌륭한 크뤼 와인으로 구조감, 우아함을 보여주고 쥬세페 코르테제의 가장 중요한 플래그쉽 와인이다.
- 생산자 : 쥬세페 코르테제 Giuseppe Cortese
- 국가/생산지 : 이탈리아(Italy) > 피에몬테(Piemonte) >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 주요품종 : 네비올로 (Nebbiolo)
- 등급 : Barbaresco DOCG(DOP)
- 추천음식 : 붉은 육류, 양갈비, 바비큐, 소시지, 베이컨, 치킨, 치즈, 리조또, 피자, 크림파스타 와 잘 어울린다.
- 바르바레스코 Barbaresco
바르바레스코(Barbaresco)는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우수한 와인 중의 하나이다. 바르바레스코는 아주 오래전에 탄생한 와인으로, 리비(Livy)의 불멸의 작품인 '로마의 역사'에서 언급되었다. 과거에는 바르바레스코를 네비올로나 바롤로로 불렀으며 이 와인을 양조한 사람들이 와인에 달콤한 맛과 거품을 주는 모스카텔로(Moscatello)와 파세레타(Passeretta) 포도를 첨가했다.
- 쥬세페 코르테제 Giuseppe Cortese
쥬세페 코르테제(Giuseppe Cortese)는 바르바레스코 마을 내에서도 등급 와인의 체계가 생기기 전부터 자리 잡고 있는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하나이다. 바르바레스코만의 전통적인 양조 스타일을 고수하며 현재까지도 까다롭기로 알려진 콘크리트 탱크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쥬세페 코르테제의 노력은 현재 라바야 크뤼의 가치와 명성에 이바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큰 공헌을 한 와이너리이다.
바롤로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되는데, 현대적인 대량 생산방식을 택한 토스카나 지역과 달리 전통 생산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프랑스의 부르고뉴와 자주 비견된다.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는 둘 다 100% 네비올로 품종이 쓰이고, 비슷한 토양과 기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크게 보아 유사한 점이 많다. 하지만 토양의 성분과 재배지의 해발고도, 숙성기간 등에서 차이가 있어 바롤로 지역의 와인이 보다 남성적(탄닌감)이고 구조가 탄탄하고 집중되는 느낌이라면, 바르바레스코의 와인은 좀 더 여리하고 향과 산도가 있으며 우아하고 피니쉬가 좋은 느낌이다.
- 생산자 : CH Berres
- 국가/생산지 : 독일 (Germany) > 모젤 (Mosel)
- 주요품종 : 리슬링 (Riesling) 100%
- 추천음식 : 신선한 과일, 크리미한 치즈, 동남아 요리
- 독일 > 모젤-자르-루버(Mosel-Saar-Ruwer)
모젤-자르-루버(Mosel-Saar-Ruwer)는 독일의 대표 와인산지로 모젤로 그 이름이 통합되었다. 트리어(Trier)에서 코블렌쯔(Koblenz)에 이르는 모젤 강은 험준하고 비탈진 경사면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 경사면에는 전 세계에서 최고 품질로 인정하는 리슬링이 자라는 포도원이 모여 있다.
- 베레스 가문은 1510년부터 우르치히, 에르덴, 베를렌의 특권 지역에서 성장하고 훌륭한 리슬링을 만들었다. 21세인 Markus Berres는 2004년에 아버지 Alfred의 뒤를 이었다. 매우 가파른 경사면의 고대 덩굴에서 나온 이 와인은 복숭아와 살구 열매, 미각을 물들이는 미네랄의 강렬함, 그리고 약간의 단맛을 보여준다.
샤르도네(Chardonnay)는 피노누아(Pinot Noir)와 구애 블랑(Gouais Blanc)의 접합종이다. 샤르도네는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다양한 토양과 기후 조건에 적응하며,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된다. 서늘한 기후 지역인 샤블리, 상파뉴, 태즈메이니아에서 자란 샤르도네는 산미가 좋으며, 금속적인 미네랄 풍미를 지닌다. 반대로 지나치게 더운 경우, 샤르도네는 지나치게 무거운 바디와 무게, 낮은 산미를 지니게 된다.
피노 누아(Pinot Noir)는 프랑스 부르고뉴 대표 레드 품종이다. 피노누아는 부르고뉴 지역에 약 2천 년 전 전해졌다고 알려져 있다. 피노 누아는 소나무(Pine tree)와 검정(Noir)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했다. 이는 피노 누아의 포도송이 모양이 솔방울과 닮았기 때문이다. 피노 누아 송이는 포도알이 매우 작고 껍질이 얇으며 빽빽하게 자리 잡는다.
피노 뮈니에(Pinot Meunier)는 프랑스 레드 품종이다. 프랑스 상파뉴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피노 뮈니에는 농사가 잘 된 해이든 아니든 안정적인 생산량을 내며, 샴페인 블렌딩에서 바디와 향의 풍부함을 더해준다. 실제 상파뉴 지역에서 피노 뮈니에의 재배면적은 전체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뮈니에(Meunier)라는 이름은 방앗간(Meunier)에서 유래했는데, 포도송이에 가루처럼 보이는 부분이 생기는 데서 붙여졌다.
네비올로(Nebbiolo)는 이탈리아 레드 품종이다. 네비올로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안개를 뜻하는 네비아(Nebbia)에서 유래했다. 네비올로는 고대 품종으로 포도원에서 재배되며 많은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네비올로는 그 포도송이의 어깨가 유난히 크며, 포도알은 중간 크기에 껍질은 어두운 보랏빛을 내며 두껍다. 네비올로는 만생종으로 10월 말에 이르러서야 수확이 가능하다. 대부분 석회질이 풍부한 이회토에서 가장 잘 자라며,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에서 주로 재배된다. 완성된 와인은 옅은 석류빛을 띠어 가볍고 부드러운 와인일 거라는 인상을 주지만, 맛을 보면 높은 산도와 알코올, 견고하고 떫은 탄닌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출시 초기에도 남다른 멋스러움을 뽐내며, 수준이 다른 와인인 점을 확실히 전달하는 와인이 된다.
보통 네비올로로 만든 와인은 10년 정도 숙성한 뒤 즐기는데, 숙성된 네비올로의 경우, 오렌지 빛이 간도는 엷은 석류빛에, 타르, 장미, 송로 버섯, 감초, 정향, 사향 등의 향을 낸다. 입에서는 숙성에 따라 부드러워진 산미와 탄닌을 느낄 수 있으며 믿기 힘들 정도로 강렬하고 긴 여운을 보여준다. 네비올로의 최상급 예는 피에몬테의 바롤로(Barolo)와 바르바레스코(Barbaresco)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외 호주, 미국 등지에서도 재배된다. 와인이 어릴 때에는 타르와 장미 향이 많이 나며 숙성이 되면서 제비꽃, 타르, 야생 허브, 체리, 라즈베리, 트러플, 담배, 자두 등의 아로마가 발전된다.
리슬링(Riesling)은 독일 화이트 품종이다. 리슬링은 독일 라인(Rhine) 지역에서 유래했으며, 바이저 휘니쉬(Weisser Heunisch) 품종의 자손이라고 알려져 있다. 리슬링은 향기로우며, 꽃, 사과, 꿀 향을 지닌다. 와인은 산미가 매우 높으며, 드라이한 와인, 오프-드라이한 와인, 달콤한 와인 그리고 스파클링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리슬링은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와 더불어 3대 화이트 품종에 속한다.
인테리어가 아기자기하고 천장이 조금 낮아 아늑한 분위기가 좋은 연남동 와인바로 작은 테이블 몇 개와 큼지막한 원테이블이 있다. 제일 안쪽의 구석진 공간은 마치 비밀의 방처럼 연인 둘만의 데이트 코스로 강추하지만, 와이파이가 잘 안 잡혀 휴대폰 사용에 불편함을 싫어한다면 피하시라.
셰프님이 친절하고 좋으시니 괜찮다면 가지고 간 와인을 한잔씩 나눠 드시는 것도 추천드린다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약 1km가 안 되는 거리, 화요일 정기휴무).
- 이런 요리들이 있다 :
물레방아 감빠스 / ++1 한우육회 따르따르 / 멜론하몽마스카포네 / 치즈 플레이트 / 한우채끝 스테이크 / 참치타르타르 / 낙지젓갈카펠리니(콜드파스타) / 삼치파스타 / 컬리크림뇨끼 / 베이컨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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