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와인으로 입 호강했던 날
추억으로 간직했다 잠시 잊고 있던 와인들을 소개한다.
몇 년 전, 아마 코로나가 오기 직전이었는지, 한동안의 규제가 완화된 직후였는지 좀 헷갈리지만.. 고기를 듬뿍 섭취했던 기분좋은 먹방의 기억이다.
즐거웠던 시간, 맛있었던 자리, 따뜻한 동생들..
수은주는 무려 영하 13도를 가리키던 매섭게 추웠던 겨울.
밖에는 전날 밤부터 눈까지 펑펑 내렸더랬다.
도로에서 볼모로 잡히지 않으려면 대체 몇 시에 나가야 할지 고민했던 밤.
자고로 힘들 땐 추억을 되새기며 힘을 내야 하는 법이다.
- 띠냐넬로 Tignanello 2016
- 아르젠띠에라 Argentiera 2017
- 바르바레스코 Produttori del Barbaresco 2015
- 라피우벨로제 La Piu Belle Rosé 2020
장소는 영등포꽃삼 이란 고깃집에서 콜키지 프리로 즐길 수 있었는데, 최근에 다시 가봤더니 이제는 콜프는 아니었고, 소정의 비용을 받고 있었다. 그날은 와인을 마시는 게 아니어서 비용은 물어보지 않았다. 돼지고기의 퀄리티가 괜찮은 곳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가보시라.
- 위치 :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4길 6 1층 영등포꽃삼 (https://naver.me/F9NhuYLq)
이 날 마신 4병의 와인은 각기 다른 스타일과 종류로 자기만의 개성을 가졌지만, 맛있는 돼지고기와 함께 했을 때 모두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와인도 매우 좋았지만, 그래도 와인들보다는 따뜻한 자리를 만들어준 동생들과 함께 했던 자리였기에 이 특별한 날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거겠지.
테이스팅 노트
- Tignanello 티냐넬로 : 진한 루비빛으로 생기 넘치는 첫 향은 블랙베리와 체리, 약간의 담배 향이 감돌았다. 섬세한 바닐라 향과 마치 카카오 90% 이상 다크초콜릿 같은 씁쓸함, 스파이시한 향이 어우러져 있다.
맛을 보면 탄탄한 산미와 강렬하면서도 세련된 타닌이 입 안을 꽉 채우고, 짙은 과실미 뒤로 약간의 가죽 향이 섞여있다. 긴 시간 동안 복잡하고 오래도록 남아있는 여운이 지속되는데, 특히 돼지고기와 페어링 했을 때 고기의 육즙이 와인의 복합미와 매우 잘 어우러졌다.
- Argentiera 아르젠티에라 : 다크한 과일과 초콜릿, 약간의 감초 향이 특징이었다. 입 안에서는 부드러운 타닌과 함께 잘 익은 블랙커런트가 느껴졌고, 약간의 흙내음과 미네랄감이 엿보인다. 돼지고기의 쫄깃한 식감과 조화롭게 어울리며 깊은 풍미가 돋보이는 와인.
- Produttori del Barbaresco 바르바레스코 : 바르바레스코는 고혹적인 장미와 체리 향으로 시작했다. 네비올로 특유의 섬세한 타닌이 돋보였고, 산미가 살아 있어 음식과의 궁합이 매우 좋았다. 특히 꽃삼의 돼지고기와 함께할 때 와인의 산도가 육류의 기름진 맛을 잡아주며 복합적인 풍미가 돋보였고, 미디엄 바디임에도 불구하고 피니시가 좋아 끝맛의 여운이 길게 남았다.
- La Piu Belle Rosé 라 피우 벨 로제 : 우아한 장미향과 딸기, 라즈베리 향이 돋보였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산도는 상쾌하면서도 부드럽고, 잘 익은 붉은 과일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돼지고기와의 조합에서는 특히 로제 와인의 신선한 느낌이 고기의 풍미를 더욱 살려주었고, 와인의 화사한 특성이 식사를 더욱 가볍고 즐겁게 만들어 주었던 것 같다. 둥글고 우아한 타닌감이 균형감 있으면서 드라이한 피니쉬를 보여준다.
이제 이날의 와인들을 본격 소개한다.
영등포꽃삼에서 즐긴 와인 4종
- 생산자 : 마르케시 안티노리 (Marchesi Antinori)
- 국가/생산지 : 이탈리아(Italy) > 토스카나(Toscana)
- 주요품종 : 산지오베제 (Sangiovese) 80%, 카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15%, 카베르네 프랑 (Cabernet Franc) 5%
- 스타일 : Tuscan Red, 수퍼 투스칸 (Super Tuscan)
- 등급 : Toscana IGT(IGP)
- 알코올 : 14~15 %
- 음용온도 : 16~18 ℃
- 추천음식 : 붉은 육류, 스테이크, 그릴요리, 양고기, 훈제오리, 숙성 치즈, 라자냐, 파스타
- 기타정보 : 2019 빈티지, Wine Spectator 100대 와인 5위, Wine Advocate (로버트 파커) 96점
2016 빈티지 : WE 99점, RP 97점, WS 97점, JS 97점
※ Wine Enthusiast (WE), Robert Parker (RP), Wine Spectator (WS), James Suckling (JS)
- 그 외 : Wine Advocate (WA), Jancis Robinson (JR), Luca Maroni (LM), Decanter (D), Vinous (V), James Halliday (JH), Wine & Spirits (W&S), Wine21 (W21)
토스카나 Toscana
토스카나(Toscana)는 이탈리아의 대표 와인 산지이다. 토스카나는 티레니아 해안(Thyrrhenian Coast)과 피렌체(Firenze)와 시에나(Siena)의 두 지역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포도원은 피사(Pisa)와 루카(Lucca)가 있는 내륙에 있지만, 그 기후는 온화한 해양성 기후여서 해안 지방의 와인들과 비슷한 와인들이 생산된다.
마르께시 안티노리 Marchesi Antinori
마르께시 안티노리(Marchesi Antinori)는 700년간 26대를 이어온 이태리 최고의 와인 명가이다. 안티노리 가문의 와인 생산 역사는 11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Giovanni di Piero Antinori가 "아르테 피오렌티나 델 비날티에리" 즉, 피오렌티노 와인 제조자 길드에 공식적으로 가입한 1385년을 와인 생산 원년으로 삼고 있다. 그 이후로 6세기 이상 열다섯 세대에 걸쳐 와인 제조에 헌신해 오고 있다. 안티노리 가문은 혁신적이고 때로는 대담한 결정을 내리면서 전통과 환경을 존중하며 비즈니스를 직접 관리해 왔다.
Tignanello 티냐넬로 2016은 이탈리아 최고급 와인의 대명사 '수퍼 토스카나'의 효시로, 이탈리아 와인 역사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와인이다. 이태리 고유 품종과 해외 품종을 블렌딩 하였으며, 최초로 225리터 프렌치 오크통 바리끄를 숙성에 도입하여 품질의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다. 1971년 첫 빈티지 출시 이후, 작황이 좋은 해에만 생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벨벳 같은 타닌이 입안을 꽉 채워주며 탄탄한 구조와 긴 여운이 뛰어난 장기 숙성용 최고급 레드 와인이다.
산지오베제 Sangiovese
산지오베제(Sangiovese)는 이탈리아 레드 품종이다. 산지오베제라는 이름은 라틴어로 '제우스의 피(Sanguis Jovis)'에서 유래했다.
- 생산자 : 테누타 아르젠티에라 (Tenuta Argentiera)
- 국가/생산지 : 이탈리아(Italy) > 토스카나(Toscana) > 볼게리(Bolgheri)
- 주요품종 : 카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40%, 메를로 (Merlot) 40%, 카베르네 프랑 (Cabernet Franc) 20%
- 등급 : Bolgheri DOC(DOP)
- 알코올 : 14.5 %
- 음용온도 : 16~18 ℃
- 추천음식 : 소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바비큐, 숙성치즈, 감자 요리
- 기타정보 : 2016 로버트 파커 97점, 제임스 써클링 96점, 디캔터 95점
2015 로버트 파커 94점, 제임스 써클링 99점
2008 International Wine challenge “Glod Medal”
2008 Wine&Spirts 93점, 2008 와인스펙터 슈퍼투스칸 1위 92점
볼게리 Bolgheri
볼게리(Bolgheri)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에 속하는 와인 산지이다. 이 지역은 전설적인 와인 '사시까이아(Sassicaia)'의 명성과 함께 발전했다. 볼게리는 자갈이 많으며, 석회질 모래와 점토 토양으로 구성된다. 해안가와 가까워 기후는 그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산지오베제 보다는 국제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시라, 메를로 재배에 적합하며, 와인들은 농축미와 균형, 특징적으로 짭짤한 미네랄 풍미를 지닌다.
아르젠티에라 Argentiera
아르젠티에라(Argentiera)는 플로렌스 남서쪽 약 100km 떨어진 Alta Maremma 해안가에 위치해 있으며, 작지만 유명한 Bolgheri DOC 지역의 남쪽 가장자리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1512년경 메디치 패밀리(Medici Family)에 의해 이 땅의 영구적인 사용권을 허가받았으며, 강한 영향력을 가진 피렌체 가문인 세리스토리(Serristori)가 소유하고 있는 테누타 디 도노라티코(Tenuta di Donoratico) 영지의 일부분이다.
- 생산자 : 프로두또리 델 바르바레스코 Produttori del Barbaresco
- 국가/생산지 : 이탈리아(Italy) > 피에몬테(Piemonte) >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 주요품종 : 네비올로 (Nebbiolo) 100%
- 알코올 : 14.5%
- 음용온도 : 15~17 ℃
- 추천음식 : 트러플 파스타, 살라미, 양고기, 소고기류의 메인 음식, 부드러운 치즈 등
- 기타정보 : 2015 빈티지: Robert Parker 93점, Wine Spectator 92점, Wine Enthusiast 93점
2014 빈티지: Robert Parker 94점, Wine Spectator 92점
소유하고 있는 모든 빈야드의 나무수령은 7년 이상이며 20년 이상 숙성 잠재력을 보여주며, 피에몬테의 여왕이라 불리는 바르바레스코의 협동조합 Produttori의 기본급 와인이다.
바르바레스코 Barbaresco
바르바레스코(Barbaresco)는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우수한 와인 중 하나이다. 바르바레스코는 아주 오래전에 탄생한 와인으로, 리비(Livy)의 불멸의 작품인 '로마의 역사'에서 언급되었다. 과거에는 바르바레스코를 네비올로나 바롤로로 불렀으며 이 와인을 양조한 사람들이 와인에 달콤한 맛과 거품을 주는 모스카텔로(Moscatello)와 파세레타(Passeretta) 포도를 첨가했다.
프로두또리 델 바르바레스코(Produttori del Barbaresco)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본사를 둔 와인 생산자 조합으로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세계 어느 협동조합보다 높은 수준의 와인 양조를 계승하고 있다"라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고품질의 가성비 훌륭한 바르바레스코를 즐길 수 있는 최적화된 생산자이다.
1884년 Barbaresco에 포도밭을 갖고 있는 농부 아홉 명이 모여 최초의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1920년 파시스트 정부에 의해 폐쇄되었으나 1958년 Don Fiorino Marengo 신부가 19명의 농가를 모아 다시 협동조합을 설립했는데 이것이 Produttori del Barbaresco의 전신이다. 협동조합 출시 후 3년 간은 교회에서 양조했으나 이후 와이너리를 설립하였고, 현재는 100헥타르의 포도밭을 갖고 있는데 이는 Barbaresco의 1/6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라고 한다. 이들은 포도밭을 철저히 관리하고 전통적인 재배법을 따라 네비올로를 키우고 있다.
- 생산자 : 비냐 빅 Vina VIK
- 국가/생산지 : 칠레(Chile) > 미야후밸리(Millahue Valley)
- 주요품종 : 카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 카베르네 프랑 (Cabernet Franc) , 시라/쉬라즈 (Syrah/Shiraz)
- 종류 : 로제 와인
- 음용온도 : 10~12 ℃
- 추천음식 : 구운 연어, 돼지고기 요리, 샐러드, 빠에야
- 기타정보 : Vino Revelacion 93점, La Cav Magazine 92점
- 기타정보 : 2021 Wine Enthusiast 92점
시라/쉬라즈 Syrah/Shiraz
시라(Syrah)는 프랑스 남부 레드 품종이다.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시라는 두레자(Dureza)와 몽두즈 블랑(Mondeuse Blanc)의 접합종이다. 시라는 프랑스 론 밸리(Rhône Valley) 북부에서 주로 재배되며, 호주에서는 쉬라즈(Shiraz)로 부른다. 시라는 검은 과실, 꽃 향이 강렬하며, 후추와 허브 향을 드러낸다.
미야후밸리 Millahue Valley
안데스 산맥 기슭의 카차폴 밸리(Cachapoal Valley)의 미야후(Millahue) 지역이다. 원주민들에게는 황금의 땅이라 알려져 있는 곳으로 2년 간의 과학적 탐색 끝에 찾아낸 남미 최고의 떼루아라고 한다.
비냐 빅 Vina VIK
비냐빅(Vina VIK)은 황금의 땅이라 불리는 미야후 지역의 유일한 와이너리로 프랑스 보르도의 특급 와이너리인 샤또 빠비의 전 오너이자 와인메이커였던 패트릭 발레(Patrick Vallet)와 노르웨이 출신의 억만장자 사업가 알렉산더 빅이 최고의 떼루아를 찾기 위해 의기투합하여 만든, 기술과 자본이 결합된 프리미엄 와이너리다.
비냐 빅은 모두 3종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플래그십은 오너의 이름을 내건 비냐 빅, 샤토 무똥 로칠드처럼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들어진 '아름답다'라는 뜻의 라 피유 벨(La Piu Belle), 그리고 비냐 빅의 세컨드 와인인 밀라 칼라(Milla Cala)가 있다. 레이블 디자인은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미와 사랑의 여신인 '프레이야'를 표현한 것이고 작가는 칠레 출신의 곤잘로 시엔푸에고스(Gonzalo Cienfuego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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