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0. Sentence] Old Friend
D-80. Sentence
"Old Friend"
향동동에 자주가게되면서,
향동에 있는 라떼 잘하는 카페를
먼저 찾아보았던 것 같다.
(나에게 카페는 참 중요하지.)
검색하자마자 바로 나왔던 곳이
Old Friend Roasters였다.
연희동에서 라떼맛집으로 소문난 곳이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급하게 향동으로 이사 오게 된 로스터리.
커피로스팅을 주로 하시고,
2층에 위치한 작은 가게이지만.
그 안은 사장님의 센스가 넘쳐난다.
오늘 잠시 들러,
오랜만에 찌인한 플랫화이트를 주문하고,
사장님께 왜 카페이름이
old friend인지 여쭤보고 싶어졌다.
사장님의 아버님께서
무역업을 하셨었는데
그때 회사이름이 Old friend였고,
(그 당시, 무역회사의 이름이라니...
센스도 유전인 건가..)
언제나 늘 편안한 커피를
제공하고싶으셔서 그렇게 지으셨다는
사장님의 대답이었다.
"오래된 친구."
이만큼 정감 가는 단어가 또 있을까.
오랜 세월을 나와 함께한 친구.
많은 시간을 함께 했고,
많은 삶과 생각을 공유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더할나위없는
편안함을 주는 사이.
굳이 잘난 모습만, 좋은 모습만 보이지 않고,
못나고, 헝클어진 모습이라도 흠이 안되는 사이.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보면 긴장되고, 어색하고,
어떻게든 함께 있는 것을
피하고 싶은 사람 말고,
같이 있으면 편안하고
따뜻하고, 어떤 이야기든지
함께 공유하고,
그 사람의 생각이 듣고 싶어지는 그런 사람.
오늘 어떤 이에게는
내가 '자기 개발서'와 같이
느껴진다는 말을 들었다.
많은 생각이 오고 가지만,
이 또한 나의 정체성이리라.
요즘은 '나는 아니야, 네가 잘못 본거야.'라고
거부하기보다
다른 이들에게 듣는 나 자신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고민해 보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오래된 친구와도 같은
친근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