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5. Sentence] 떠날 사람이에요.
D-95. Sentence
"떠날 사람이에요."
늘 기억하고 있는 것 같지만,
늘 잊고 산다.
나에게 맡겨진 두 아들들은
결국 떠날 사람이라는 사실.
특히나 남자아이들을 키울 때는
다른 여자 남편을 키운다는 마음으로
키워야 한다고 하는데.
늘 기억하고 있는 것 같지만,
순간순간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마치 나와 평생 살아갈 아이들처럼
생각하게 되는 것이 엄마인 것 같다.
올해 중학생이 된 첫째는 핸드폰이 없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반에서 핸드폰 없는 아이들이 없어지고,
정말 수없이 고민했던 것 같다.
첫째 아들에게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엄마는 늘 저울질을 한다고.
엄마도 14살 아들 엄마는 처음이라
순간순간 고민하고, 실수하게 된다고.
아이들을 위해 선택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선택 중에
100% 좋고 0% 나쁜 것들은 없다.
결국 어느 것이
그 누구도 아닌 나의 아이에게
좋은 것이 더 큰지, 나쁜 것이 더 큰지를
판단하고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핸드폰이 없어 많은 불편함도,
어려움도 있을 수 있었지만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판단했다.
중학교가 되면서
친구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해지고,
학원시간과 귀가시간이 더 늦어지면서
이제 중학교에 입학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또 저울질을 하게 된다.
내가 머릿속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들은 내 소유가 아니라는 것.
자립하기 전까지 나에게
맡겨진 아이들이고,
결국 떠날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오늘 아침 머릿속이
참 많이 복잡했는데
다시 또 힘을 내며 정신을 차려본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