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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대충 살아보자.

[D-93. Sentence] 대충 살자.

by Mooon

D-93. Sentence


"대충 살자."



@onyad_hyoju

오늘은 첫째 중학교 입학식.

둘째 초등학교 입학식이 있었고

동시에, 이번학기 개강 첫 수업이 있던 날이었다.


결국 첫째 둘째 입학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안성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오랜만에 이른 아침 스쿨버스를 타고

안성으로 내려가 수업을 해서인지,

첫째 둘째 입학으로 많은 것들을 신경 써서인지.

3월에 눈이 내릴 만큼 추운 날씨 때문인지


오늘은 참.

조금만 쉬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오랜만에 들었다.


피곤하지만

엄마로, 선생으로, 연구자로, 대표로

늘 시간이 부족하고

더 달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지냈는데


오늘은 당분간만..

조금은 여유를 찾고 싶다는

사치스럽다면 사치스러운 생각이 문득 들었다.


중학교에 들어간 첫째의

바뀐 학교, 학원 스케줄을 고민하며,

주중 저녁기도회 참석을 위해

저녁을 어떻게 먹여야 할지..


핸드폰이 없는 아들이

반전체 단톡방이 있고

학교준비물로 버젓이 '핸드폰'이 쓰여있는

중학교생활을 잘 감당해 나갈 수 있을지.


박사선배의 부탁으로

내일부터 시작하는 정부사업 제안서 작업으로

앞으로 2주는 바쁠 텐데,

다음 주까지 제출해야 하는 내 연구제안서는

진도가 안 나가고,

연구제안서를 쓰면서도 내가 제안하는

연구의 가치에 대해 스스로 반문하게 되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돌아가는

내 머릿속을 잠시 멈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만 여유를 갖고 싶다는 바람.


생각이 너무 많아서일 것 같다.

닥치는 대로 하면 될 텐데

머릿속으로 너무 많은 생각들을

멈추지 못하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더 괴롭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


대충 살자.


조금만 대충 살아보자.

잘하지 않아도 되고,

부딪히다 보면 이 또한 지나갈 테니까.


오늘은 잠시, 휴...

위워하고 싶은 그런 날이었다.

조금만. 잠시만. 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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