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1.] 그냥, 방실
D-101. Sentence
"그냥, 방실"
대학원 오빠 인스타 스토리에 올라와있던 사진.
오늘 나의 갈망과 닿는듯하다.
오늘은 아침부터 지금까지
머리가 복잡한 날이다.
둘째 등교도 엄마에게 부탁드리고,
바로 스타벅스에 향했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가 넘어서까지
제안서 작업을 해야 했다.
평소 내가 하는 일과는 달리,
나름의 단순노동이다 보니,
가만히 앉아 추가사항과 수정사항 등.
밀려있는 작업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마지막 작업물을 보내고,
도망치듯 짐을 챙겨
스타벅스를 나와 무작정 걸었다.
첫째 저녁도시락거리를 사러
오는 길에 있는 마트에 들러 간단한 장을 보고
집으로 오면서
오랜만에 어머님께 안부전화도 드리고,
형님께 전화 걸어 궁금한 것을 묻기고 하며
집으로 왔고.
첫째 학원 마치는 시간이 다가와,
엉덩이를 붙이지 못한 채 저녁을 해결하고
첫째 저녁도시락을 싸서
학원 앞으로 데리러 갔다.
첫째는 차 안에서 도시락을 먹고
남편퇴근에 맞춰 지하철역 앞에서 기다리다
남편을 태워 집으로 돌아와,
엄마와 둘째와 함께 수요기도회를 위해
교회로 향했다.
기도회를 마치고 합창연습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이미 늦은 밤이다.
오늘은 정말.
그냥 방실하고싶다.
현실은 정신없이 흘러가지만,
방실하지 못한 순간에도
그냥 방실하고싶다.
오늘도 수고했다.
오늘은 방실하지 못했다면,
내일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냥, 방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