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쿠슈라, 진심을 전하는 법

[D-228] 모쿠슈라(Mocushura): 나의 소중한 나의 혈육

by Mooon

D-228. Sentence

모쿠슈라(Mocushura): 나의 소중한 나의 혈육.


@MILLION DOLLAR BABY

느낌의 시작


오늘 오전, 퍼스널 브랜딩 모임에서 서로 준비해온 생각들을 나누다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짧은 영상을 함께 보았다. 그 속에서 처음 들은 단어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모쿠슈라. 링 위의 선수 매기에게, 코치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던 프랭키가 붙여준 링네임. 서로가 서로를 피를 나눈 가족처럼 소중히 여긴다는 뜻.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진짜가 되면, 피보다 더 깊고 끊을 수 없는 무게를 갖게 된다. 매기가 프랭키에게 그랬듯, 프랭키가 매기에게 그랬듯.


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퍼스널 브랜딩의 본질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사람의 본질, 가치의 본질, 관계의 본질. 그 어떤 사람도 가치롭지 않은 이는 없고, 자신조차 모르는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게 도와주는 일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함께 퍼스널 브랜딩 서비스를 향해가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언니와 예술을 공부하는 친구는 함께 본질에 다가간다. 결도 다르고 방식도 다르지만, 결국 우리가 찾는 것은 같다. 사람 안에 숨겨진 그 소중한 본질을 향해 걷고 있다는 것.



마음의 흐름


오후에는 첫째를 위해 잠실 야구장에 다녀왔다. 롯데가 서울에서 경기하는 날만을 기다려온 아이. 중학생이 된 후 시작한 첫 연애로 루틴이 어그러지고 무너진 아이를 보면서, 선을 지켜주고 싶어 반강제로 헤어지게 만들었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어젯밤 우연히 본 카톡 속 ‘내꺼’라는 대화방과 그 안의 내용들을 보고서야 몇 달 동안 내가 얼마나 착각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어젯밤, 오랜만에 아이와 긴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 아빠에게 가장 원하는 게 핸드폰 제한을 풀어주는 것이고, 동시에 가장 위험한 것도 그것이라 말하던 아이. 그 말 속에 스스로를 믿고 싶어하는 마음과 아직은 불안한 마음이 엉켜 있었다. 그렇게 질문을 주고받고 생각을 나누며 조금씩 서로의 속도를 맞춰가고 있었다.


아직도 때로는 답이 없는 것처럼 막막하다. 높고 딱딱한 벽에다 혼자 소리치는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래도 오늘은 함께 경기장을 향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던 어제와 달리, 비올 확률이 95%라고 말했던 기상예보와는 달리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았고, 그리 덥지고 그리 뜨겁지도 않은 적절한 날씨였다. 아이 얼굴에는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설렘이 묻어 있었다. 내가 바란 건, 롯데가 이겨서 아이와 함께 웃으며 돌아오는 일이었다. 하지만 인생은 늘 기대와는 다르다. 롯데는 더 많은 안타를 치고도 다섯 번의 병살타 끝에 2대 1로 패했다.


아쉬움에 말없이 앉아 있는 아이에게 말했다. “가장 속상한 건 선수들이야.” 그리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쳤다. 비가 오지 않아 함께 경기를 볼 수 있었고, 아이와 나란히 앉아 롯데를 응원할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오늘도 다행이야.” 내 뜻과 다르고, 내 기대와 다르더라도, 진심을 담아 관계를 지켜가려는 마음만은 전해진다고 믿는다. 어긋난 순간에도, 서툰 방법이어도, 결국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알아가고 있다. 나의 소중한, 나의 혈육. 함께 고민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게 오늘도 감사하다.



내 안의 한 줄

기대와 달라도, 진심은 전해진다.


**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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