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새로운건 '나다움'

[D-279] 자기동일성 찾기

by Mooon

D-279. Sentence

자기동일성 찾기


@폐북이 알려준 14년 전 오늘



느낌의 시작


오늘은 드디어, 인문학 전문가 언니와 문화예술 전문가 친구와 함께 우리가 만들고 있는 Re:me, 엄마 퍼스널브랜딩 서비스를 처음으로 세상 앞에 내놓는 날이었다. 준비는 짧았고, 구멍은 숭숭 뚫려 있었으며, 솔직히 말하면 급하게 꿰맨 옷처럼 허술한 발표가 될 거라는 예감이 이미 있었다. 그래도 ‘시작은 해봐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예감은 정확했다.



마음의 흐름


1시간 동안 샘플 워크숍도 보여주고, 서비스 소개도 하고, 우리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까지 설명하려니 결국 산만하고 뾰족함이 없는 발표가 되어버렸다. 끝나고 난 뒤 세 명은 늦은 저녁, 카페에 다시 모였다. 뜨거운 아메리카노와 함께 흘러나온 건, 급하게 달려오느라 미처 나누지 못했던 속 이야기들이었다.


각자 마음속 깊이 품어왔던 이 서비스에 대한 기대와 불안, 그리고 서로에게 쌓였던 작은 오해들이 하나둘 꺼내졌다. 발표 직후 느꼈던 허무함보다 더 큰 건, 우리가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믿으면서도 사실은 같은 그림을 보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하지 못했다는 자각이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기로 했다. 오늘 발표를 들었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이거나, 아직 결혼 전이거나, 삶의 전환기를 준비 중인 여성들에게. “어땠어?”라고 묻자 돌아온 대답은 그야말로 참패였다.


-메시지가 애매하다.

-세 명의 연결이 보이지 않는다.

-목표가 불분명하다.

-엄마 커뮤니티는 이미 넘쳐난다.

-엄마들이 자기 브랜드를 만든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엄마들은 그렇게 자기만을 위해

시간을 쓰기 어렵다.


듣는 순간 속이 철렁 내려앉았다. 두 달밖에 준비 안 했다고 항변하고 싶었지만, 그건 변명일 뿐이었다. 솔직한 피드백은 아팠고, 아프기 때문에 더 깊이 새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쪽에서는 오히려 희미하게 안도감이 피어올랐다. 왜냐하면, 결국 답은 너무 멀리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명한 누군가의 이야기, 멋져 보이는 서비스 모델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낸 진짜 이야기. 그것이 파문을 만들 수 있는 단서였다.


잔잔한 호숫가에 던져지는 작은 돌멩이 하나. 그게 바로 우리 자신이어야 했다. 나의 서사, 나의 일상, 나의 언어. 그것으로 우리다움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데 세 명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애매하고 추상적인 말은 누구의 마음도 움직이지 못한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겪어온 것’이었다. 그렇게 결심한 순간, 우연히 페이스북이 보여준 14년 전 오늘의 글귀가 화면에 떴다. “자기 자신을 직시하여, 자기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이 얼마나 절묘한 타이밍인가. 오늘의 쓰라린 경험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다.



내 안의 한 줄

나다움만큼 새롭고 혁신적인 건 없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keyword
이전 09화엄마에게 허락된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