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한 순간.

[D-320] 몇 번인가.

by Mooon

D-320. Sentence

몇 번인가.

@내 다이어리_끄적끄적

느낌의 시작


몇 번인가. 무엇이든 반복하고 또 반복하면 결국 그것이 몸에 베이고, 습관이 되고 제2의 본성이 된다. 나는 무엇을 반복하고 있는가? 나에게 어떤 부족함과 잘못된 습관이 있는지, 내가 가장 잘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어렸을 적에는 나보다 나를 더 아는 사람, 나보다 나의 아픔을 더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내가 나를 가장 잘 안다는 착각 중의 착각.


예전에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 모든 것이 정리된 상태에서 논문을 쓰는 시간만 6개월이 걸렸다. 나중에 최종 점검 직전, 지도교수님이 꼭 시키셨던 것이 있다. 함께 논문을 쓰는 동기들과 서로의 논문을 바꿔 읽는 것. 신기하게도 그렇게 수도 없이 봤던 내용인데, 내 눈에는 절대 보이지 않던 오타나 실수를 동기는 금방 찾아냈다. 너무 깊이 한 가지에 몰두해 있으면 나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나 자신에게 나보다 더 몰두해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내가 스스로를 가장 잘 안다는 것이 크나큰 착각이라는 걸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된다.




마음의 흐름


주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가끔은 깜짝 놀란다. 나는 전혀 알지 못하던 나의 모습,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나의 습관과 버릇들. 그 반복되는 수많은 행동들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다.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다. “가만히 있으면 화난 것 같아요.” “어딘가 불편하세요?” “오늘 기분이 안 좋아 보여요.” 아마도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표정과 눈빛을 반복해왔을 것이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본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내가 보지 못하는 나를 누군가가 이야기해줄 때 그 말을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느냐가 진짜 ‘객관성’의 시작이다.


오늘도 나는 ‘나를 잘 안다’는 착각 속에서 벗어나, '나만큼 나를 모르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을 조용히 되새긴다. 하늘이 오랜만에 맑다. 다음 주면 가을을 훌쩍 넘어 초겨울 날씨가 될 거라 한다. 내일의 날씨도 정확히 맞출 수 없듯, 나 역시 내일의 나를 다 알 수는 없다는 것. 그래서, 어쩌면 그 모름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내 안의 한 줄

나를 가장 잘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내가 보인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keyword
이전 20화무모하게 보이는 '태도에 대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