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용기란 결국 입을 여는 일이다.

[D-347] 행동하다보면 답이 나온다.

by Mooon

D-347. Sentence

행동하다보면 답이 나온다.


행동하다 보면 답이 나온다. 정확히 말하면, 행동해야만 보인다.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생각은 대개 현실을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 가끔은 더 나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종종 말한다. “가만히 있는 건 제자리를 지키는 게 아니라, 세상이 앞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뒤로 밀려나는 거다.” 이 말은 학생들에게만 하는 말이 아니라, 매일매일 나에게 건네는 경고이기도 하다.


나는 늘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편이다. 그래서 스스로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 이 문제를 붙들고 있는데, 어떻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그런 오해와 억울함이 발끈하는 마음으로 바뀌곤 한다. 그런데 아쉽지만, 고민만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이제야 인정하고 있다.


말하는 것도 늘 어려웠다. 부딪히고, 관계가 틀어지고, 감정이 어색해지는 일이 두려웠다. 그래서 ‘말하지 않음’이라는 방식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말하지 않는 건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굳어지는 일이었다. 그리고 굳어짐은 결국 폭발로 이어졌다. 그때 그때 한 마디만 건넸다면 커지지 않을 일들을, 나는 수도 없이 키워왔다.


오래된 습관은 잘 바뀌지 않는다. 아직도 말보다 침묵이 익숙하고, 드러내는 일보다 감추는 일이 더 쉽다. 그러나 요즘 나의 작은 시도는 이것이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그때 그 순간 바로 나누는 것. 아직 낯설고, 입을 여는 게 두렵고, 부딪힐까 조심스러워도. 행동하지 않으면 변화는 없다. 그리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 말 한마디로 순식간에 마음이 통하고, 서로가 단박에 하나가 되는 세상? 그건 천국에서도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 걸 기대하는 건, 노력 없이 원하는 것만 챙기고 싶은 마음. 마치 공부 안 하고 시험 잘 보고 싶고, 주식의 ‘주’도 모르면서 누가 알려준 정보로 대박 나고 싶은 마음과 다르지 않다.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처음 시도해보는 일들이 요즘은 더 많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시작하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다. 그게 아무리 작아도. 오늘은 미용실에서 염색을 하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정신없이 흘러간 시간 동안 새치가 하얗게 내려앉았고, 아직도 철없는 어린애 같은 나와 마주한다. 하지만 결국 이 사람이 나다. 누구에게 조언하기 전에, 누군가를 평가하기 전에. 늘 나 먼저. 오늘도 나부터.



내 안의 한 줄

행동이 나를 앞으로 밀고, 말이 나를 흔들림에서 꺼낸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keyword
이전 17화후회에서 출발한 나의 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