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부정출혈이 15일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슬슬 걱정이 앞선다. 병원에 가야겠다. 부정출혈이 있을 때마다 병원을 가면 자궁에 있는 물혹을 하나씩 제거했다. 이번에 혹 하나를 제거하면 벌써 세 번째이다. 산부인과를 갔다. 주치의가 수술 들어가서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가 진료를 볼 수 있었다. 기존에 갔던 병원에서는 두 번째까지 당일 수술이 가능했기에 당연히 여기에서도 당일에 수술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의사는 당일 수술은 안 되고 예약 날짜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7월 3일 12시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
저녁에 남편이 퇴근했다. 수술 얘기를 했다.
"다음 주 목요일에 산부인과에서 전화 갈 거니까 꼭 받아야 돼."
"산부인과에서 전화가 왜 와?"
"나 자궁 혹 수술해야 돼서 보호자 동의 필요하니까 전화한다고 했어."
"수술비가 사오십 만 원은 나온다고 했어. 너무 비싼 것 같아.
"어차피 실비 있잖아."
"저번에도 수술했을 때 보험 청구했는데 못 받았어. 혹을 제거해야 하는데 자궁 안에서 지져서 수술했다고 안 줬어. 보험사는 돈 안 주려고 요리 빼고 저리 빼는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이걸로 우리 대화는 끝이 났다. 남편은 관심조차 없었다. 어쩌다가 산부인과까지 가게 됐는지조차 물어보질 않았다. '같이 갈까?'물어올 줄 알았다. 역시 기대한 건 아니지만 남편은 이런 빈말조차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30분 동안 하는 수술이라고 해도 마취도 해야 되고 하루 입원해야 되는 수술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관심 없고 냉정한 부부다. 그걸 알기 때문에 기대감 1도 없었다. 어차피 물어봐도 '아니야. 나 혼자 가도 괜찮아' 대답하려고 했는데.
남편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당당하게 그날 수술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내가 글로 남편의 이야기를 쓰는 까닭을 생각해 보았다. 이런 감정들을 혼자 삭히기보다 글로 풀어내는 것이 나에게는 위로가 된다.
남편은 나에게 일상이며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알아야 마음을 알 수 있고, 그 속에서 남편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상대방과 자신을 대하는지 조금은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