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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하네스 한 Aug 15. 2024

에필로그:
사이보그, 기술적 진화의 시작

 기술은 더 빠르고 편리해지면서, 동시에 더 '미지의 존재'가 되어간다. 일상을 살기에도 바쁜 우리에게 기술의 본모습인 '블랙박스 속 사실' 이해하기란 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술 나의 '삶의 양식'을 넘어 '존재 양식'을 바꾸는 수준에 이르렀고, 그러한 시대의 흐름이 기술을 모르는 나에게 '위기'로 다가왔다. "AI가 내 머리에 탑재된다면, 얼마나 빠른 사고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보다 "그런 존재가 된다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앞섰다.  질문에 대해 스스로 대답하고 싶었다. 무지에서 비롯된 두려움을 앎으로 이겨내자는 것, 그것이 내 논문의 시작이었다.


 <사이보그, 기술적 진화의 시작>은 저자의 석사 논문을 한국어로 다시 설명하는 연재였다. 나와 같이 기술 시대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는 독자들에게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지식을 나누고 싶었다. 최대한 쉽게 풀어쓰기 위해 노력했지만, 논문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고 싶은 마음과 일반 독자도 읽을 수 있게 써야 한다는 책임감이 매번 충돌했다. 이로 인해 사이보그 관계 속 요소 간의 작용, 관계가 이뤄지는 시공간에 대한 논의는 이번 연재에서 소개하지 못했다. 해당 내용이 기술-미디어 철학의 어려운 내용일뿐더러 일반 독자에게는 지엽적인 내용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인데, 이 내용을 시간을 두고 더 노력해서 쉽게 써보고 싶다. 더불어 사이보그와 기술적 대상에 대한 가볍고 일상적인 이야기도 함께 싣고 싶다. (이미 탈고만 앞둔 글이 꽤 된다.)


 사이보그에 대해 아는 것은 다양한 기술적 대상들(ex. 인간의 확장, 키메라, 휴머노이드, 심비오스 등등) 사이에서 이정표를 세우는 일과 같다. 제대로 된 이정표를 세우면 주변을 상대적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여러 기술적 대상 중 사이보그를 선택한 이유는 사이보그 기술이 리에게 가장 직접적 물리적 변화를 가져오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보그의 특징과 조건을 기준으로 삼으면, 주변의 유사한 기술적 대상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사이보그 기술에 적용된 사이버네틱스적인 또는 미디어적인 내용 비단 사이보그만의 산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이보그 기술은 그 자체로 유기체의 존재방식이 고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자면, 유기체는 기술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다형적 존재'가 될 수 있다. 간의 다형적 존재로서의 가능성은 필요라는 방향성을 통해 구체화된다. 사이보그 기술은 그 방향성으로 기존의 생물체 변형시킨다 - 쩌면 이러한 상황이 펼쳐질 가까운 미래에 오늘날의 인간은 "클래식 인간"으로 정의될지도 모른다.


 인간의 필요와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다. 기술이 고도화되어도 '기술의 사용'에 대한 판단과 결정은 결국 인간의 몫이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조차도 다른 생물의 존재양식을 바꾸는 일에 대해 온전한 정당성을 갖는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기술의 시대에서 인간은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그 욕구와 필요가 올바른 것인지'에 대하여 많이 고민해야만 한다. 기술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그 사용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만 한다.


 진화는 대에 세대를 거쳐 생물체가 이룩한 결과다. 하지만 기술적 진화의 시대에는 진화에 대등한 신체적 변화가 즉각적으로 가능하다. 가까운 미래에는 인간의 욕구 그리고 필요가 향하는 곳에 진화의 결과물이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사이보그가 있다.




이미지 출처

https://www.linkedin.com/pulse/unlock-your-tech-potential-7-emerging-technologies-career-thak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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