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 36
유튜버
정보의 깊은 바다. 하루 24시간을 사용해서 죽을 때까지 본다고 해도, 그 정보들을 모두 만날 수 없다. 유튜버가 직업이 된 시대. 우리는 오늘도 공부한다. 진정한 공부의 시작은 자신만의 큐레이션에서 시작!
유튜브는 미국 인터넷 간편 결제 시스템을 개발했던 페이팔 직원 3명이, 2005년에 공동 창업한 동영상 공유 서비스 플랫폼이다. 창업 1년 만에 이 회사는, 세계 1위 검색업체인 구글에 무려 16.5억불에 인수된다.
당시 나는 동영상을 공유할 필요성을 못 느낄 때였다. 업무상 필요한 자료나 인물정보를 검색하거나, 용어 해설이 필요할 때 네이버만 활용해도 충분했다.
2020년쯤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을 듣기 위해, 나는 유튜브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유튜브에는 자체 알고리즘이 탑재되어 있어, 검색한 동영상과 유사한 것들을 계속 추천해 준다. 동영상 정보의 바다인 것이다.
한동안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유튜브로 KBS의 걸어서 세계 속으로 여행 프로그램을 보다가 잠들었다. 그때 유튜브에 참 다양한 콘텐츠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20여 년 전 종편이 등장해, 우리나라에 TV채널이 많아졌다. 이제는 유튜브가 등장해, 방송채널이 사실상 무한대로 늘어난 것 같다. 스마트폰이나 간단한 촬영장비로 만든 콘텐츠를 개인이 유튜브에 올리면, 전 세계인이 선택해 시청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었다.
먹방, K-뷰티, K-푸드, 여행, 음악 등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들이 유튜브에 올라오고 있다. 인기 유튜버는 광고수익을 올리며, 연예인 못지않은 셀럽의 지위를 누린다. 자신의 장르에 대한 전문성과 실력만 있다면,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브랜드화해 사업도 가능하다.
한때 온라인 게임중독이 사회문제가 되었는데 지금은 유튜브 폐인, 넷플릭스 폐인 이야기가 많다. 유튜브는 한번 빠지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중독성이 높은 플랫폼이 되었다. 나는 은퇴 후 책을 보다가, 지루할 때 유튜브를 보기 시작하면서 그 중독성을 체험했다.
요즘 청소년들의 꿈이 인기 유튜버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유튜브를 잘만 활용하면, 전문적인 지식과 교양을 비용부담 없이 습득할 수 있다. 그러나, 목적 없이 과다하게 시청하게 될 경우 중독에 빠진다.
여행 유튜버는 그야말로 10인 10색이다. 특정 지역만을 찍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전 세계를 다니며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버도 있다. 내레이션과 동시에 자막을 올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말없이 자막과 음악만으로 동영상을 만들기도 한다.
오사카에서 3일간 여행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도, 유튜버의 취향이나 지향성에 따라 콘텐츠는 다르다. 이러한 다양성 때문에, 구독자들이 유튜브에 열광하는 것 같다.
나는 미술, 인문학, 과학 강연 등 지식과 교양 콘텐츠를 좋아한다. 네이버 검색을 통해 접하게 되는 기사형태의 글보다는, 생생한 영상과 PPT자료를 보여주는 유튜브 방식이 좀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30년 전, 일본에서 지역전문가로 1년간 활동한 적이 있다. 일본에서 어학연수와 문화체험을 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나는 도쿄에 도착하자 말자, 신주쿠에서 소니 비디오 캠을 샀다. 큰돈을 주고 산 이것을 들고, 일본을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문화체험 여행을 다녔다.
동영상도 찍고, 공부하고 준비한 멘트도 영상에 입혔다. 이런 내용들을 비디오테이프로 만들어 한국에 있는 회사 연수팀 담당자에게 송부했다.
요즘 여행 유튜버의 콘텐츠를 볼 때마다, 내가 한국에 보냈던 활동 결과물과 똑같다는 생각을 한다. 일본 여행 유튜버가 영상으로 보여주는 그곳에, 나도 갔었는데 하면서 공감한다. 유튜버 콘텐츠의 화질은 내가 만들었던 것보다는 훨씬 좋다.
지금 유튜버의 콘텐츠들은 업로드되는 순간부터, 구독자와 일반인들에게 노출된다. 이들의 선택을 받아 재생되고, 공감받고, 돈을 버는 세상이 되었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던 동영상 공유의 사업모델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전업 유튜버 출사표는, 우리나라 은퇴자들이 과거 치킨집을 열었던 도전만큼이나 흔하다.
은퇴한 뒤로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 내가 경험했던 것과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잘 접목해, 나만의 모노가따리(ものがたり,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 가고 싶다. 다행히 내 콘텐츠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또한 기쁠 것 같다.
30년 전 소니 비디오 캠을 들고 일본 각지의 명승지를 찍고 다녔던 내가, 환갑에 작가와 유튜버의 꿈을 꾸고 있다. 감바래(がんばれ, 힘내라), 김상(キムさ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