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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선애 Aug 12. 2024

바다 귀 / 권선애

바다 귀 


권선애



   별들이 쪼아대는 귓속의 바다 속살 


   새벽을 깨고 나와 뿔을 세운 물결들 


   밀려온 바닷바람에 한쪽 귀가 늘어졌다 


   알을 낳은 파도가 이명으로 떠 있어 


   단잠까지 쫓아와 포말을 일으키면

 

   현기증 내 귀에 쏟아져 휘청이는 수평선 


   부리가 다 닳도록 아침은 시끄럽고 


   떠다니는 헛말과 아득한 참말들을 


   모조리 빨아들이는 귀의 바다 블랙홀




ㅡ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창작산실 발표지원 선정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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