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바다 귀 / 권선애

by 권선애

바다 귀


권선애



별들이 쪼아대는 귓속의 바다 속살


새벽을 깨고 나와 뿔을 세운 물결들


밀려온 바닷바람에 한쪽 귀가 늘어졌다


알을 낳은 파도가 이명으로 떠 있어


단잠까지 쫓아와 포말을 일으키면

현기증 내 귀에 쏟아져 휘청이는 수평선


부리가 다 닳도록 아침은 시끄럽고


떠다니는 헛말과 아득한 참말들을


모조리 빨아들이는 귀의 바다 블랙홀




ㅡ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창작산실 발표지원 선정 작품


keyword
이전 09화짜장은 송이송이 피어 / 권선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