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종합선물세트
권선애
울음이 배어들어 짭조름한 시간 속에 새우깡 맛 눈물은 아무 때나 옆에 있어 딱딱한 슬픔일수록 별맛 없이 손이 가지
짓무른 그리움이 젤리처럼 말랑할 때 첫사랑 담긴 추억 먼 곳부터 알아채 오늘은 끈적이는 날 아쉬워 쫄깃하지
나란히 붙어 있어 애정 어린 웨하스 한입 물고 내밀면 반쪽은 네가 먹어 고백은 부끄러운 것 모르는 척 손을 잡지
고독은 막대사탕 살살 빨아 먹으면 작아지는 생각이 점점 더 동그래져 아무런 반응도 없이 저 혼자 녹아들지
떠난 사람 씹을 때는 목에 걸린 풍선껌 불다가 터지는 이별 벽에 붙은 얼굴 하나 형체는 단맛을 잃지 흔해빠진 관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