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 속에 갇힌 새는
갇히기 전엔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상태였지만
오랜 시간 그곳에서 지내면서
점점 나는 법을 잊어버려
아주 짧은 시간만 공중에 뜨는
날갯짓밖에 하지 못하게 된다
안에 갇힌 채 밖을 바라보며
항상 자유롭게 날아가는 꿈을 꾸지만
어느 순간 새장 문을 열어놓아도
밖으로 나가지 않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내가 갇힌 새라면
그래도 새장 안에서
갇혀있을 수만은
없다고 여길 것이다
설령 새장 속을 떠나는 순간
날개가 굳어버려
더 이상 날지 못하고
바로 추락한다고 하더라도
이곳을 떠나서
다른 새로운 장소를 향해
날아가는 걸 시도했다는
그 의미만으로
나는 만족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