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토마토 500g/ 양파 250g/ 사과 100g/ 건포도 30g/ 빨간 고추 1개/ 마늘 2쪽/ 생강 2cm/ 사과식초 40ml/ 소금 ½ 작은술/ 황설탕 120g/ 올리브 오일 1 큰술/ 혼합 카레가루(오뚜기) 1 큰술 or 마른 향신료 (아래 설명 참고)
마른 향신료: 강황가루 ½ 작은술/ 파프리카 가루 ½ 작은술/ 큐민 씨 ½ 작은술/ 카드멈 씨 3개
큐민이나 카드멈은 살짝 으깨주면 향이 더욱 좋다. 요리가 끝나면 카드멈씨들은 제거한다.
계량용어: 큰술=테이블스푼 (15ml)/ 작은술=티스푼 (5ml)
1 토마토, 양파, 사과, 생강을 다지고, 마늘과 고추는 얇게 슬라이스 해준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푸드프로세서 같은 거 있으면 그냥 다 넣고 식감이 있을 정도로 잘게 다져준다.)
2 모든 재료를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넣고 자주 저어주면서 중불에서 약불로 약 1시간 정도 걸쭉해질 때까지 끓여준다.
3 잼 레시피에서 처럼 살균된 병에 아직 뜨거울 때 처트니를 옮겨 담고 날짜를 적어둔다. 맛이 들 때까지 하루, 이틀 기다렸다 먹으면 더 맛있지만 필수는 아니다. (잼병 살균은 라즈베리잼 레시피 참고)
치즈올린 베이글, 조미안된 스낵, 크림티 에서 활용된 처트니
이 처트니는 내 입맛에 맞게 바꾼 레시피이다. 그러니까 따라 하는 분들도 취향에 맞춰 재료의 양을 달리 해 보거나 다른 야채 혹은 과일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매운 게 싫은 사람은 고추를 생략해도 되고, 좋아하는 사람은 통후추를 가볍게 갈아 넣어도 좋겠다. 나는이번에고추가 없어 칠리 플레이크를 반티스푼 넣었다. 칠리 플레이크는 씨가 포함되어 있는 굵은 고춧가루라고 생각면 될 것 같다. 혼합 카레가루(오뚜기)가 없다면 슈퍼마켓에 파는 고체형태의 카레를 써도 좋다. 1.5 센티미터정도만 잘라서 쓰면 되겠다.
굵은 고추가루/ 고형 카레/ 내 궁극의 향신료 보관함
하.지.만. 혼합 카레가루(오뚜기) 대신 저 궁극의 마른 향신료를 넣는다면 맛의 차이는 정말 크다. 뭐랄까. 요상하면서도 고상한 이국의 맛이랄까. 찬장에 향신료가 있으면 카레요리에도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나는 요리를 못하지만 향신료는 쟁여 둔다. 그까짓 3분 카레에도 조금만 추가하면 맛이 달라지는 신비함을 느낄 수 있으니까. (아마도? 이 향신료들은 외국인마트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해마다 토마토를 심기 때문에 수확 시기가 되면 양을 조절할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나므로 처트니를 공장처럼 생산한다. 이 레시피로 만든 처트니는 병 소독만 잘한다면 설탕을 많이 넣지 않아도 그해 겨울까지는 문제없이 오래 두고 먹기 좋다.
단순히 크래커 위에 치즈와 처트니만 올려 먹어도 굉장히 맛있고 조미되지 않은 바삭한 스낵류를 찍어 먹어도 맛있다. 당연히 술을 좋아한다면 말할 것도 없다. 찬장에 있는 참크래커에 치즈랑 처트니 올리면 게임 끝난다. 와인이나 커피와의 페어링도 끝내준다. 비상식량으로 냉동실에 베이글이 있다면 오븐에 치즈 한 장 올려서 녹여준 후 처트니를 올려 드셔보시길 권한다. 밭에 바질 있으면 따다가 몇 장 올려도 좋고, 싱싱한 토마토를곁들여도 역시 좋다. (슈퍼마켓에서 바질 화분을 하나 사서 화분을 갈아주려고 보니까 10 뿌리는 나온 것 같다. 덕분에 여름내 바질도 풍년일 듯싶다.)
지난 글 Tea time 에서 말한 바와 같이 나는 세이보리 크림티를 좋아한다. 굳이 치즈스콘과 크림치즈를 준비할 필요도 없다. 플레인 스콘을 반으로 나눠 치즈와 처트니를 올려 홍차와 마시면 아주 맛있다. 당연히 크림치즈가 있다면 베리굿이다.
나는 재료를 준비할 때 푸드프로세서 없이 손으로만 다지는데, 어차피 푹 끓이면 토마토는 쉽게 뭉개져서 그냥 네 등분으로 잘라 넣어 버린다. 조리가 끝나면 토마토 껍질은 바로 먹어 버리고, 나머지만 병에 담는다. 양파는 볶음밥에 넣는 사이즈를 생각하고 다지면 맞을 것 같다.
주의 사항은 냄비 사수다. 조리시간이 길다고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 잼을 요리할 때처럼 세상에서 제일 슬픈 거지,설거지를전투하듯 만날수있기 때문이다. 잼과 처트니를 만드느라 냄비를 얼마나 태웠었는지 셀 수가 없다. 설거지 지옥을 맛보고 싶지 않다면 요리하는 동안 인내하고 냄비를 지켜야 한다.
다진 재료들 크기 참고 사진: 끓고있는 냄비속의 재료들
나는 저 냄비를 참 좋아한다. 주방 용품에 관심도 없고, 어차피 영국으로 이사를 해야 해서 결혼할 때 신혼살림을 하나도 사지 않았었다. 동생이 안 쓴다고 버리는 저 냄비랑 컵 몇 개 정도만 쓰다가 가져왔을 뿐이다. 내가 그렇게 태우고 박박 닦아 쓰는데도 엄청나게 멀쩡하다. 논스틱 냄비가 아니어서 바닥 플라스틱 걱정 없이 아직도 잘 쓰고 있다. 이사 와서도 늘린 주방용품이 없으니 저 냄비는 라면 끓일 때도, 잼 만들 때도, 처트니 만들 때도 애용되는 나의 애착 냄비가 되었다.
크리스마스 같은 때에 다른 식구들과 같이 요리할 때면 시어머니가 안쓰러운 눈빛으로 소스팬 하나 사야 하지 않겠냐고 물어보신다. 나는 문제가 없는데 -_-a 내 생일마다 시어머니가 주방용품을 하나씩 사주신다. 의도한건 아니지만 주방용품에 관한 나의 무심함은 고도의 살림 확장 전략이 되어버린 것 같다.
처트니의 원산지로 추정되는지역은 남아시아, 카리부, 아프리카 등 많은 지역이어서 부르는 이름도, 먹는 방법도 여러 가지고 레시피 역시 셀 수 없이 많다. 원산지에서는 소금, 향신료, 허브, 야채와 과일을 주요 재료로 사용한다. 서양식 처트니는 영국령 인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영국식 처트니의 가장 큰 특색은 식초와 설탕을 첨가하는 레시피 일 것 같다.여기서는 주로 사이다 비니거를 사용한다.온실 수가 적고, 신선 식품을 냉장하기 어려웠던 그 옛날에는 처트니가 겨울철 영양이나 식재료 관리와도 관련이 있는 사치품이었을 것 같다.
처트니는 채식을 위주로 식사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더욱 추천한다. 별거 없어도 이거 하나면 따봉이다.
샌드위치나 카나페, 세이보리 크림티, 파스타 등 활용할 수 있는 음식이 굉장히 많고 철이 지날 때 따는 덜 익은 토마토로 만들어도 맛있다.
이레시피들은 영어와 한국어,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영어로 글쓰기에 관심이 있거나 영국 식탁에 관심이 있는 분, 한국어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잉글리시 스피커라면 목차를 확인하시고 원하는 버전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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