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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홍 Aug 21. 2024

15화 호주 음식은 정말 맛없어!

초간단 영국식 홈베이킹 레시피

 ”거기 음식은 어때?”


호주살이 네 달 차가 된 지금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는 가장 난감한 질문 중 하나이다.


일단, 호주 음식을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지 모르겠다.

- 햄버거?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세계화의 바이블급 인지도를 자랑하는 미. 국. 대표 음식

- 스테이크?

그걸 “음식”이라고 할 수 있나?


호주 친구들에게도 호주 대표 음식이 뭐냐고 물어도 대답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몇 초의 고민 끝에 나오는 대답이 보통 피시 앤 칩스나 미트 파이, 스테이크.


아니 근데 피시 앤 칩스는 영국 거잖아.

영국의 범죄자 수용소로 쓰였던 대륙이라 음식까지 영향을 받아버린 듯. 


아무튼 호주 음식 정말 맛없다.

헝그리잭도 그냥 상징처럼 한 번 방문하는 거지.

*호주에서는 상표권 전쟁으로 버거킹을 헝그리잭으로 부른다.


한국에서는 호주산 청정우라고 하는데 호주에 오니까 국내산이 되었다. 롯데리아에서 한우 버거 사먹는 격. 맛은 한국과 별 차이 없다.

음식뿐만 아니라 디저트도 영 시원치 않다.


먹는 거에 진심인 한국에서 와서 그런지 현지에서 줄 선다는 핫플도 막상 가보면 그냥 이 동네에 가게가 몇 개 없어서 붐비는 거 아닌가 하면서 시큰둥해질 때가 더 많다.


에라, 그냥 내가 해 먹고 말지!


호주 워홀을 하면 요리 실력이 엄청 늘어서 돌아간다는데 그 이유가 가난한 워홀러여서가 아니라 맛없는 바깥 음식 때문이었다니.


게다가 마트 물가는 저렴하고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도 안 해도 되니 요리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이다.


락케이크 레시피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건 정말 여러 번 만들어 먹은 진짜 별 거 없는 영국식 베이킹 레시피라 기록한다.


스콘도 그렇지만 영국식 베이킹은 그냥 냅다 때려 넣고 섞어서 구우면 끝이다. (이 나라는 먹는 거에 정말 조예가 없음..)


애매하게 남은 과일이나 견과류에 꿀 넣고 굽거나 졸인 과일에 반죽 붓고 굽는 게 다라서 특별한 재료나 도구도 필요 없다.


락 케이크도 마찬가지. 대충 빡빡 되직한 반죽을 만들고 건포도(sultanas) 넣어서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뜨면 끝.


Easy Peezy lemon squeezy!


거친 표면이 돌을 닮았다고 해서 락 케이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

15분 정도 오븐에 구운 뒤 반으로 갈라서 올리브 버터를 넣어 먹으면 담백하고 부드러운 게 티타임 디저트로 딱이다.

*먹는 방법도 생긴 것도 스콘처럼 생겼지만 절대 스콘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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