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몽연
여름이 왜 뜨거운지 아십니까?
장맛비가 그치고
더운 햇살이 고개를 내밀면
일렁이는 아지랑이와 함께
뜨거운 첫사랑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첫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온 그이는
나를 덥게 하고
나를 웃게 하고
나를 살게 합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나는 여름을 탓합니다.
더운 날씨를 탓하고
낡은 선풍기를 탓하고
시원한 바람을 탓합니다.
첫사랑을 몰랐던 나는
그 모든 순간에 초록을 찾았고
여름을 좋아했던 나는
그 모든 순간을 초록으로 기억했습니다.
/첫사랑은 여름, 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