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과 내가 연결되는 방식
글 쓰는 습관은 매일을 '뒤돌아보게' 한다. 글쓰기는 계속 오늘이나 어제 일어난 일, 10년 전이나 20년 전에 일어난 일을 되새김질하게 하면서 그때의 본질이랄 것을 찾게 한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미래 지향적인 여러 일들, 특히 사업이나 금융계의 일과는 크게 대비된다. 글쓰기는 계속 우리 과거를 다져가면서 삶의 내부 혹은 자아의 안쪽을 채워 넣고 그것을 삶의 기반으로 삼는 일에 가깝다.
(중략)
현대사회 혹은 자본주의 프로세스와는 별개로, 인간은 결국 과거에 뿌리내리고 살 수밖에 없는 자아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글 쓰는 능력과 태도는 사람들에게 항상 '잊고 있던 무언가'를 환기하는 느낌을 준다. (중략) 글쓰기는 바로 그런 사람의 마음에 적중하는 측면을 구조적이고 본질적으로 갖고 있다. 멈추거나 역행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삶을 역행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글쓰기가 갖는 특별한 지점이 생기는 것이다.
p65~67,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정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