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가 아파요~
"별아~별아~"
별이는 말이 없습니다.
"별아~별아~"
별이는 몸이 늘어진 채 말이 없습니다.
"별이가 너무 뜨거워요. 아이가 열이 펄펄 끓어요."
"별아~별아~"
순이는 급하게 미지근한 물을 가지고 들어 옵니다.
천에 물을 적셔 별이의 열을 닦아 냅니다.
얼굴은 찬물로 닦아 냅니다.
밤새 윤석과 순이는 별이의 열을 식히려 안간힘을 씁니다.
날이 밝아지고 별이의 열이 수그러 들었습니다.
그제야 별이는 "마~"하고 짧은 한마디를 뱉습니다.
윤석과 순이는 그제야 한숨을 놓습니다.
현수가 밥상을 들고 들어 옵니다.
"춘식아~밥 먹자"
"할머니~ 별이는?"
"별이는 아야 해서 의원님 만나러 갔지."
"춘식이는 왜 같이 안 가?"
"춘식이는 옮으면 안 되니까 할머니 집에 좀 있어야 해.
그래서 같이 못 간 것이지."
"할머니 별이가 많이 아파요?"
"별이가 많이 아파.
그러니까 별이가 빨리 나을 수 있게 우리 춘식인 할머니랑 할머니 집에 좀 있을까?"
"춘식이가 할머니 집에 있으면 별이가 빨리 나아요?"
"그럼. 엄마랑 아빠가 별이를 더 잘 돌볼 수 있으니까 별이가 빨리 낫지."
"춘식이가 있으면 별이가 안 나아요?"
"아니 그런게 아니라 춘식이가 있으면 엄마랑 아빠가 춘식이도 아프게 될까 봐 걱정하게 되고
그럼 춘식이 걱정하느라 별이 돌보는 걸 더 잘할 수 없게 된단다."
"알았어요. 춘식이는 할머니 집에 있을게요."
별이 다 나으면 춘식이가 별이 더 많이 이뻐해 줄 거예요."
어린 춘식이도 별이가 걱정이 되나 봅니다.
윤석의 공장 식구들은 오늘도 몹시 바쁩니다.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 열심히 일을 하고 있네요.
일을 하면서도 서로 담화가 오가는 이들입니다.
"요즘 열병이 돈다더니...."
"울 철수도 열이 밤낮 나흘을 펄펄 끓더만 이제 조금 좋아진 것 같네."
"울 집 아그도 며칠 전에 열이 높았는데 약 먹고 좀 가라앉았다네."
"저 건넛마을 민철이 아그는 잘못되었다더니만..."
"아이가 너무 어렸다는 것 같던데..."
"별이도 간밤에 열이 펄펄 났다며?!!.......
걱정이네.... 별이도 아직 너무 어려서...."
"의원 보러 갔으니 괘않을 꺼여."
윤석의 엿공장 직원들이 별이 걱정을 합니다.
별이와 함께 윤석의 부부는 동내 작은 의원에 도착을 했습니다.
"아이가 며칠간은 열이 오르내릴 겁니다.
아침과 저녁으로 이 약을 반숟가락정도만 먹이세요"
"예. 선생님. 그럼 좋아질까요?"
"예. 좋아질 겁니다. 열이 내려가고 나면 기침을 좀 많이 할 겁니다.
이 약이 다 떨어질 때까지 계속 먹이도록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선생님."
"찬바람 쐬지 않게 하시고요. 물 좀 많이 먹게 해 주세요."
"네. 선생님."
윤석과 순이는 약을 받아 별이를 업고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