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사랑도 영원히 머물지 못한다. 지금 이 순간뿐

- 외로움에서 나를 지켜준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by 김현정

김윤아의 노래 "봄날은 간다"를 오늘 이른 아침에 다시 들어보게 되었다. 그동안은 찾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노래가 듣고 싶지 않았다. 그뿐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다시 듣고 싶어졌다. 그래서 들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그때는 그냥 그 노래가 주는 위로가 좋아서 단지 그냥 듣고 있으면 내 마음이 편해져서 들었다.

(이때 내 마음은 너무 아파서 이 노래가 주는 감성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오늘 아침 이 노래를 다시 들었을 때 이 노래의 감성이 느껴졌다.

일단은 처연하다.

2024년 2월까지 매일 들었던 노래였었다. 이 노래로 아침을 맞이하였었고, 이 노래를 들으며 잠을 청했었다. 이 노래에 담긴 의미는 오늘에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노래가 내 마음을 훔친 까닭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사람도 사랑도 영원히 머물지 못한다. 지금 이 순간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서 살아야 한다. 그런 의미가 담긴 노래였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 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 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마음 아픈 추억 같은 것들

봄은 또 오고 꽃은 피고 또 지고 피고

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픈 이야기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 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가슴 아픈 추억 같은 것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 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봄날은 간다>라는 영화의 OST라고 하는데, 이 영화를 한번 봐야겠다. 그동안에는 김윤아가 부르는 영상만 봤었는데 오늘은 유지태와 이영애가 나오는 영화에서의 인상적인 장면이 나오는 영상을 보면서 이 노래를 들었다.

사실 솔직히 과거가 또 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맞다. 퇴직할 때는 내 삶, 내 인생, 내가 누렸었던 내 일상들을 찾고 싶었다. 5개월 만에 찾은 것은 맞다. 이 정도면 성공적이다. 나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초적인 면은 되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그 되어가는 중에 나는 잠시 멈추어야 했다. 멈출 필요가 있었다. 이미 지난 과거이지만 그 과거 때문에 우리 부부는 아니, 어쩌면 나는 4년 전에 살았던 그 27년을 흉내 내면서 잠시 착각을 했었다. 일상을 찾은 기쁨, 만족, 행복에 도취되어서 정작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을 잊고 지냈었다.


내가 왜 그런 일을 당했었야 했냐? 에 대해서.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동안에는 내가 그런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되나? 에 대해서. 나는 나를 어떻게 살펴야 하고, 나는 나를 어떻게 책임지면서 살아야 하나에 대해서. 성경에서 말하는 것, 찬송 구절에서 말하는 것, 철학에서 말하는 것, 알 것 같기도 하고 잘은 모르겠다. 솔직한 심정이다. 남자를 믿어야 하나? 사람을 어떻게 믿어야 하나? 법을 믿어야 하나? 관습을 믿어야 하나? 도리를 믿어야 하나? 상식을 믿어야 하나? 기본과 원칙을 믿어야 하나? 어떻게 하면 만만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나는 나를 어떻게 해야 사랑을 믿게 될 수 있을까?


가을바람이 분다. 여름 바람은 아니다. 덥지만 가을바람이다. 가을이 되니 마음이 뒤숭숭해지는 건가?

잘 사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이 깊어간다. 책에서 가르쳐주는 게 답이라면 얼마나 좋은가? 시시각각 달라지는 세태와 사람의 마음, 사람의 마음 끝자락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가을을 잡고 있어도 가을은 겨울을 남겨놓고 가는데, 겨울은 봄을 위해 꽁꽁, 온 세상을 꽁꽁 얼어붙게 해야 하는데, 나는 지금 가을에 와 있는가? 겨울에 와 있는가?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이 노래가 오늘에서야 와서 왜? 또 내게 필요한 노래가 되었을까? 지금은 위로로 들리지 않는다. 그냥 허무로 들린다.


2024년 8월 29일 나는 오늘 아침 일어나서부터 지금까지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부터 그녀의 노래를 다시 듣고 있다. 2024년 4월 발매한 그녀의 <관능소설>, 성인들의 여러 가지 사랑을 담고 있다. 쓸쓸하다. 사랑은.

keyword
이전 14화네 잘못이 아니야, 그래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