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안 들더라도 나를 따뜻하게 봐주기

by 글쓰는 워킹맘


나를 바라보는 시선, 감정과 생각, 행동을 알아차리는 존재가 관찰 자기입니다. 관찰 자기는 언제나 따뜻한 보살핌의 눈길 속에 존재하는 나를 깨닫게 해 줍니다. - 임아영, <우울과 불안을 이기는 작은 습관들> 중에서


악몽을 꿨다. 입어야 할 옷을 찾느라 온 집안을 뒤졌다. 땀을 뻘뻘 흘리며 찾아도 옷은 없었다. 다른 옷을 입어도 되는데 왜 그 옷을 고집하는지 꿈속에서도 어리둥절했다. 그렇게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니 고작 새벽 3시였다. 찾아야 할 옷을 찾지 못한 채 깨어났으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찜찜한 마음도 든다. 나쁜 꿈인가 싶어 한숨이 깊어진다. 가끔 꿈이 잘 맞는 편이라 이런 꿈을 꾸고 나면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 잠에서 제대로 깨어나지도 못하고, 아직 꿈속에 있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서 다시 잠을 청한다. 푹 좀 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관찰 자기'라고 한단다. 관찰 자기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경험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주고 돌봐주는 따뜻한 눈길이 되어준다고 했다. 거의 매일밤 꿈을 꾸다 잠에서 깨버리는 내게도 '관찰 자기'가 존재하는 것일까. 우울함에 빠져 허우적대는 나를 가만히 바라봐주는, 또 다른 내가 있을 텐데...


darius-bashar-QTILz0VeDE4-unsplash.jpg 출처 : https://unsplash.com/ko


우울함이 밀려올 때, '나는 지금 우울함을 느끼고 있구나, 그렇구나.'하고 알아차립니다. 우울을 바라보는 내 시선, 이 한 뼘의 장막이 우울함의 홍수에 휩쓸리는 것을 막아주는 마지막 보루가 됩니다. - 임아영, <우울과 불안을 이기는 작은 습관들> 중에서


기분 나쁜 꿈 덕분에 오늘은 아침부터 우울했다. 마냥 넋 놓고 우울해할 여유는 없었다. 아이들 깨워 출근하고, 사무실에서 오늘의 일을 시작하고 나면 밤새 꿨던 꿈은 흐릿하게 잊힌다. 그런데도 우울함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때, 그런 나를 담담히 바라볼 때가 있다. 마치 유체이탈이라도 한 듯, 내 곁에서 나를 바라봐주는 눈길에 안쓰러움과 애정을 담아 봐준다. 우울해하는 내가 마음에 안 든다. 이런 내 모습이 좋아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도 예쁘게 봐줘야 한다. 이럴 때 내가 나를 미워해버리면 돌이킬 수 없게 될 테니까.


나를 위한 사소한 일들을 한 뒤 보자기를 풀어보면 어느덧 우울은 잦아들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감정은 습기 같아서 일순간 나를 푹 적시더라도 어느샌가 증발하기 마련입니다. - 임아영, <우울과 불안을 이기는 작은 습관들> 중에서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은 좋게 보려고 애쓰면서 나 자신에게는 가혹한 게 아이러니하다. 나쁜 꿈을 꾸는 것, 푹 자지 못하고 잠에서 깨어나는 것, 사무실에서 답답함이 느껴져 불안한 것 모두 내 마음에 드는 일이 없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런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나'가 있어야 살아갈 것이다. 습기 같다는 감정은 금방이라도 증발될 테니, 무거워 날아가지도 않을 내 몸은 사랑 가득 담아 지켜봐 주는 수밖에 없다.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이더라도 지금은 나라도 나를 예쁘게 봐주련다. 예쁘다, 예쁘다,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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