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갱B Jul 16. 2024

음악 연습실 외양간에 대해 말하기

막상 말할 것이 없는 외양간에 대해 조금 말해보자면 조금은 쑥스럽다. 소도시 한켠 조용한 동네에 악기 연습을 하는 공간이니 꽤나 시끄러운 곳이라고 말할 수 있고 약간의 한숨이 덮인 곳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고독하진 않다. 나름의 찬란함과 희망이 꺼지지 않기도 하니까. 다만 자신을 태워 내는 빛이기에 옅은 한숨이 있다.


더운 날은 덥고, 추운 날은 추운 곳.

매일 가야만 하는 곳.


한 시간을 집요하게 매달려 한, 두 마디정도의 음악을 만드는 시간들. ‘이것을 하는 나는 멋질까‘ 생각해 보면 그닥 멋지진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하고 있는 이유를 말해보자면, 조금 더 해봐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나 대신 이 외양간이 참 멋지다고 말하고 싶다.


널직한 창문이 있어서 건너편 산이 보이고, 요즘처럼 더운 여름날이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떠가는 구름을 볼 수 있다. 저 하늘들을 보고 있으면 보는 것만으로 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는 것만으로 내 것이 될 수 있다면 연습이 없어도 멋진 연주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일은 없겠지. 적어도 나한테는 일어나지 않는다.


내일은 다음 마디로 넘어갈 수 있을까. 모레는 다 외울 수 있을까. 한숨의 강물에서 반딧불이가 빛을 내본다.

이전 01화 나의 멋진 외양간 : 음악 연습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