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제 출퇴근 시간은 왕복 3시간입니다.
경기 남부에서 서울 중심부로, 또 서울 중심부에서 다시 경기 남부로 돌아오는 여정이죠. 조금이라도 쾌적하게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 아침 일찍 집을 나섭니다. 아직 물기가 가득한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마을버스 첫차를 타러 달려가요. 저도 다 말리고 출발하고 싶지만 마을버스 첫차를 놓치면 20분을 더 기다려야 하거든요.
출근길이 고되기만 했어요.
도대체 왜 아직 세상에는 어둠이 가득한데 나는 집을 나서야만 하는지, 이렇게 일찍 나왔는데도 왜 광역버스는 남은 한자리에 겨우 탈 수 있는지 답답하기만 했죠.
그러던 어느 날 저보다 더 멀리 살고, 더 멀리 출퇴근하는 친구가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경기도민의 출근길은 여행이야, 여행
매일 3시간의 여행을 떠난다.
어디 여행 가는 것처럼 먼 곳이라는 한탄이 섞인 말투였지만, 저에겐 여행이라는 단어가 너무 낭만적으로 다가왔어요. 여행지에서는 뭐 하나라도 더 보려고 계속 주위를 둘러보고, 모든 걸 설레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잖아요. 내가 가는 이 길이 해야만 하는 출퇴근 길이 아니라, 새로운 걸 보고 배울 수 있는 여행길이라니!
출퇴근 길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돌아보니 저는 매일 3시간 동안 새로운 사람들과 여행을 떠났고, 그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었어요.
제가 출근길에서 만난 사람들 얘기 같이 들어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