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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의 열기

by 깨단 Feb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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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5년 2월 17일의 일기]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불리는 이집트의 피라미드 건축물 내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성한 빛이 뿜어져 나와 전 세계의 이목이 연일 뜨겁다. 학자들은 이 현상의 원인과 피라미드가 품고 있는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이집트의 역사, 지식, 현지 탐사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피라미드 건축의 목적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피라미드 건설에 동원된 사람들은 노예가 아닌 일반 자유민이었던 점, 나일강이 범람하여 농사를 지을 수 없었던 농한기 시기의 농부들이 피라미드 건설의 주역이었던 점 등을 들어 피라미드 건설 사업이 일종의 영세민 취로 사업에 해당한다고 풀이하기도 하였지만 한평생을 바쳐 이집트 문화와 피라미드 건설의 비밀을 연구해 온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아직 정확한 정체를 알 순 없지만 현재까지 조사한 바로는 피라미드 내부에서 끊임없는 열에너지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으며 그 열은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로 변환되어 피라미드 안에 축적되다 오랫동안 축적된 에너지가 현대에 이르러 신성한 빛을 뿜는 현상을 이끌어 낸 것으로 추정된다. 과연 그 에너지가 어떻게 발생했고, 왜 피라미드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열에너지를 품고 뜨겁게 지속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이 ‘피라미드의 열기’가 단순히 건축 기술 이상의 비밀을 품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의 주인은 결국 그들의 왕인 파라오이며 이들은 태양을 숭배하고 그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믿고 숭배했던 태양과 가까울 정도로 높고 거대하게 솟아 오른 피라미드의 건축에는 그 시대의 기술자들은 누구도 알지 못했던 비밀이 숨겨져 있고 그 비밀이 바로 현대의 열역학 제1법칙을 활용한 건축 기술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열역학 제1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생성될 수 없고, 사라질 수도 없다. 파라오는 에너지는 생성되거나 파괴되지 않고 다른 형태로 변환된다는 이 법칙의 원리를 활용하여 자신의 영혼이 피라미드 안에서 변환된 에너지를 통해 다시 부활할 수 있도록 이 거대한 구조물을 설계하고 건축하였다. ”세상에 신의 손길을 닿게 해야 한다. “ 파라오는 피라미드라는 거대한 구조물이 우주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장치가 되도록 명령했다.


피라미드를 세우는 것은 단순히 돌을 쌓아 올리는 일이 아니었다. 피라미드의 기틀이 되는 각각의 돌은 피라미드 안으로 열에너지를 모을 수 있도록 특수한 방법으로 제작되어 돌들이 서로 맞닿는 면에는 비밀스러운 금속층을 이루고 있었다. 이 금속은 태양열을 흡수하여 피라미드 내부로 에너지를 축적하고 전환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 열에너지를 이용해 피라미드는 단순한 무덤의 역할을 넘어선 존재가 되었다. 그 거대한 구조물은 태양열을 생명 에너지로 전환시켜 죽은 파라오의 영혼을 부활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피라미드는 그 자체로 거대한 열역학적 시스템이 되어 파라오를 부활시킬 만큼의 태양열 에너지를 흡수하고 모으는 주기적인 흐름을 현대까지 이어왔다. 이것이 수 세기를 뛰어넘어 현대까지 이어져 온 파라오 왕의 신성한 목표였던 것이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결국 열역학 법칙을 이용하여 우주적인 에너지를 다루는 장치였으며 그것은 열역학 제1법칙이 증명된 현대에도 단순히 과학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현상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열에너지가 피라미드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성한 빛의 원인인 건 확실하나, 이것이 진짜 파라오 왕의 부활을 시사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과 축적된 열에너지가 만들어낸 거대한 압력을 피라미드가 이기지 못하고 폭발 직전에 나타나는 전조증상에 불과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파라오 왕의 신성한 목표가 이루어질지, 아니면 현대에도 완벽하게 풀지 못한 피라미드라는 수수께끼를 설계한 그조차도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사실 인생 전체를 걸면서까지 그들의 그림자와 발자국 하나라도 따라 밟길 원했던 내게는 끝이 어느 쪽이어도 상당한 흥미와 가치가 있다. 평생을 쫓았던 파라오 왕을 나는 과연 만날 수 있게 될까. 드디어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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