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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b Aug 20. 2024

[6] 젊음에 대한 끄적거림

출처 : https://youtu.be/2j-reji102k?si=3vufxrJyoJTy3B7o

난 내가 스물이 되면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르는 줄 알았고
난 나의 젊은 날은 뜨거운 여름과 같이
눈부시게 아름다울 줄 알았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사소한 비밀 얘기 하나,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잘 알려진 자우림의 숨은 명곡, <이카루스>의 가사입니다. 성인으로 상징되는 스물이 되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줄 알았으나 그 환상이 깨져 절망하는 화자의 마음이 담겨있는데요. 


그의 환상이 깨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릅니다. 가사에서 말하는 것처럼 스무 살이 된다고 해도 자신은 전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 나이가 주는 상징성 때문인지, "대학에 가면"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20대의 젊음은 낭만화되고 반짝이는 무언가로 묘사되죠.


하지만 많은 이들이 좋은 한 때라고 말하는 것과는 달리 20대는 혼돈의 시기입니다.


처음 맞이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옳을지 그리고 내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조차 아무도 알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낯설지만 이젠 학생 때처럼 나를 관리해 주는 선생님이나 제도가 없죠. 


어릴 땐 낯섦에 망설여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지만 성인이 되면 어른의 책임이라는 명목으로 모두가 계속 나아가라고 소리칩니다.


그만큼 젊음은 생각만큼 낭만이 가득하지 않고 생각만큼 반짝이지도 않습니다. 그저 계속 불안하고 혼란스러울 따름이죠. 


사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20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30대에도 그럴 것이고 40대에도 50대에도 60대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나이가 되더라도 어느 것 하나 확신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삶의 불안이나 걱정 그리고 혼란은 나이를 막론하고 우리들에게 찾아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카루스>의 화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숨을 죽인 채로
멍하니 주저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자, 힘차게 땅을 박차고 달려 보자, 
저 먼 곳까지, 세상 끝까지. 

자, 힘차게 날개를 펴고 날아 보자, 
하늘 끝까지, 태양 끝까지.  


이카루스처럼 태양 앞에서 날개가 녹아 떨어질 것을 알아도 끝까지 가보자고 말이죠. 그리고 그 이유로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화자처럼 변화의 가능성을 믿고 뛰어드는 것이야말로 정말 젊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뛰어든다고 해서 딱히 크게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지만 적어도 다양한 가능성을 자신에게 부여할 순 있을 것입니다. 나은 사람을 만날 있는 가능성 혹은 다른 일을 경험해 가능성 그리고 과거보다 조금이라도 현명해질 있는 가능성을 말이죠. 이러한 것들은 삶이 주는 불안과 혼란에 가만히 있으면 절대 맛보지 못할 가능성일 것입니다.


결국 단순히 나이가 어리고 신체적으로 전성기에 닿아 있다고 해서 반짝이는 젊음이 아니라

더 많은 가능성들을 맞이할 자격이 있는 자신을 위해

진흙탕 속이라도 뛰어드는 것이 곧 청춘이라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언제나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불안한 이 세상을

포기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간 모두가 곧 청춘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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