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그리고 시즌 2
To. 아빠
아빠, 있잖아요.
저는 아빠가 오늘 죽어도 슬프지 않을 것 같아요.
친구들은, 사람들은 상상도 하기 싫다는데
저는요. 가끔씩 상상해요.
엄마가 돌아가시는 상상.
아빠가 돌아가시는 상상.
엄마를 상상할 때는 분명 가슴이 너무 아프고 가끔은 눈물도 나오는데, 아빠는 그렇지 않아요.
저도 제가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이게 정상적인 감정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어요.
영정 사진 속에만 존재하는 아빠의 얼굴.
폰 영상 속에만 존재하는 아빠의 목소리, 말투.
아빠한테 전화해도 아빠가 받지 않을 전화번호.
매년 기일마다 가끔씩 생각날 아빠의 모습.
이 모든 것들이 슬프지 않아요.
돌아가신 아빠를 보며 슬퍼할 엄마 때문에 조금 힘들 것 같아요. 엄마는 아빠를 좋아하니까. 그래도 그건 아빠 때문은 아니에요.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자식이 못할 생각이라는 걸 알아요. 너무 잘 알아요. 하지만 사실 이게 저의 진짜 속마음이에요.
아버지.
아빠.
아빠...
읽어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우리 엄마는 다를 줄 알았다.
fin.
시즌 2는 아빠의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