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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이 이야기.

EP.1

by 대박이
"앞이 잘 보이지 않네?"
"여기는 어디일까?"
"배가 왜 이리 계속 고픈 거야?

갓 태어난 무명이는 형제들과 함께 어미의 젖을 찾아 눈 보다 밝은 코로 헤매고 있었다.

오늘은 무명이가 강아지 공장에서 처음 태어난 날이다. 무명이 어미는 다 늘어진 젖을 배고픈 새끼들에게 무표정한 눈으로 맡기고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서 숨을 헐떡이고 있는 중이다. 새끼들은 저마다 내가 더 젖을 많이 먹겠노라고 경쟁하며 낑낑된다.

약 2주가 흘렀다. 무명이와 형제들은 이제 앞이 보이기 시작한다.

무명이: "이 냄새들이 이렇게 생겼었구나?"

무명이는 엄마와 형제들 그리고 주변 많은 개와 강아지들을 냄새로 기억하고 있다가 이제 눈으로 기억하기 시작하였다. 그것도 잠시 형제들이 사람들에 의해 어디로 데려가기 시작했고, 무명이 역시 사람에게 들려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그 모습을 엄마는 자주 있는 일인 양 오늘도 멍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몸을 공처럼 웅크린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무명이는 바라보았지만, 무명이 역시 밖의 새로운 냄새와 사물들로 금방 잊혀졌다.


무명이의 견생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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