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도 짧았던 스위스여행이 끝나고 이탈리아로 넘어갔다. 첫 도시는 밀라노였는데, 너무 예쁜 성당을 발견했다.(밀라노 두오모, 설립일: 1386년)
습관의 알고리즘, 러셀 폴드랙.
46p
습관의 놀라운 특징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우리의 의식적인 기억과 완벽하게 분리된다는 점이다. 습관을 실행하는 순간도 그리고 그 습관에 대한 회상도 의식적인 기억과 동떨어져 있다. 집을 나설 때 문을 어떻게 잠가야 하는지 떠올리거나, 과거 문을 잠갔을 때를 기억해내려고 애쓰지 않는다. 습관이 으레 그렇듯 '별생각 없이' 문을 잠근다. 문을 잠그기 위해 어느 쪽으로 열쇠를 돌려야 하는지 내가 물으면 당신은 머릿속으로 그려보고는 오른쪽으로 돌려야 한다고 말하겠지만 실제로 문을 잠글 때는 '이제 열쇠를 오른쪽으로 돌려야지' 하고 대놓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집을 나선 후 '앗, 내가 문을 잠갔던가?' 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지 않은가? 외출할 때 문을 잠근다는 습관의 시스템은 대체로 신뢰할 수 있지만 그 경험에 대한 '기억'은 사실상 거의 남지 않는다.
너무 신기했다. 가스 불은 껐는지, 에어컨은 껐는지, 위 필사처럼 문을 잠갔는지 정말 실제로 기억에 잘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근데 한 편으로는 조금 불편했다. 습관이라는 친구를 알아가고 잘 이용하고 싶은데 아직 쉽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