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를 비틀어 돌려
어둠 속에 또아리를 튼
강철 심장에 불을 지핀다
유난 떠는 피스톤이
뜨거운 비명을 지르고
떨림의 으르렁이
시트를 타고 들린다
조심스레 달래도
우렁차게 반항하는 스포츠카
허세를 권하는 타인의 시선은
입꼬리를 잡아당기고
도로 위 바람을 쓸며
어깨에 꽉 차는 힘을 느낀다
눈을 떠보니
손에 쥐어진 건 전혀 다른 알파벳
허세를 권하던 시선은
거울 속에서 나를 본다
포기한 꿈이 아닌
아직인 꿈
은행 앱을 여는 손에
스포츠카의 핸들을 쥘 날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