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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로 Jan 04. 2024

내기만 했던 고용보험, 받아도 보자

희망퇴직이란 걸 하기로 했다

약 22년 동안 납부만 했던 고용보험료! 매월 회사가 알아서 처리해 주니 얼마를 내는지도, 얼마가 오르는지도 모른 채, 그 혜택은 신경 써본 적 없이 내 월급을 줄이는 요소인 여러 공제항목 중 하나로만 여겼었다. 지인들이 고용보험을 받는다는 얘기에도 나는 받아볼 상상도 안 했었다. 내가 원하는 때에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은퇴를 할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러나,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식적인 나의 이직사유(퇴직이 아니고 이직...... 은연중에 꼭 직업을 가지라는 압박이랄까......)는 '경영상 필요에 의한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여 실시된 고용조정계획 또는 대량의 감원 예정에 따른 사업주의 퇴직 권고에 의하여 이직한 경우'이기 때문에 비자발적 퇴사에 속했고, 그렇게 나는 실업급여 수급대상자가 되었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청을 했고, 필요한 교육을 받았고, '실업급여 수급자를 위한 취업희망카드'라는 이름의 수첩을 제공받아 나라에서 관리하는 대상자가 되었다. 실업급여는 구직을 촉진하기 위한 소정의 수당이기 때문에 열심히 구직활동을 하여 이 나라 경제생활에 이바지하라는 취지일 것이다. 


구직급여 일액은 최대 66,000원이고, 캘린더 일수를 곱하여 매달 지급된단다. 나의 급여일수는 240일(약 8개월)이고, 도중에 취업을 하면 12개월 이상 일한 후 취업을 안 했으면 받는데 재취업으로 못 받은 급여의 절반을 나중에 받을 수 있다.  


"일단 이력서는 업데이트해 놨는데, 취업활동을 열심히 해볼까?"

"모두 다 잊고 실업급여받으면서 좀 쉴까?"

"아르바이트라도 할까... 이걸로 실업급여가 줄어들면 안 될 텐데"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결심이 어렵다. 학업 후 취업을 했던 나의 20대처럼, 연봉을 높이기 위해 이직을 했던 나의 30대처럼 목적과 정답이 있으면 좋겠다. 

지난달에 두 번 취업을 시도해 보았고, 거절당했고...... 그래서인지 한 살 더 먹으면 취업이 그만큼 더 어려울 것 같은 마음이 절반이다. 또, 지금이 아니면 가족을 돌보는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 시기가 지나갈 것 같아 취업을 내려놓을까 하는 마음이 절반이다. 



오늘도 오락가락 오며가며 왔다갔다 뒤죽박죽 횡설수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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