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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나의숲 May 14. 2024

호오포노포노

‘미안합니다. 용서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글을 쓰려다 보면 가끔 솔직해지기 싫은 날이 있다. 그런 날엔 글이 쓰기가 싫다. 솔직해지기가 싫은 건지 글을 쓰기가 싫은 건지 잘 모르겠다.


글은 안 쓰고 자꾸 창밖을 보며 멍을 때린다.

쉬는 중이다. 후 아 후 아

‘내 에너지는 언제쯤 돌아올까?’ 복잡한 마음을 비우는 데에 도움이 될까 싶어 최근에 싱잉볼 수업을 등록했다.


예전에 요가원에서 일했을 때부터 명상에 관심이 많았었다. 마음 수련이 하고 싶어 요가 강사를 준비했던 때도 있었으니 뭐 말 다 했지.


싱잉볼도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였는데 드디어 듣게 됐다.


학원에 가보니 그룹수업은 들을 수 있는 시간대가 없었다. 감사하게도 뚝딱 저녁 7시 수업반을 만들어 주셨다. 첫날은 아무도 없어서 1:1 수업을 듣게 됐다. 말씀을 듣고 명상을 20분 하고 누워서 싱잉볼 소리를 들었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현재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하는구나’ 알아차림의 시간을 가졌다.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밀어내면 더 생각나고 더 하고 싶고 더 가지고 싶어 진다고 하셨고 가지려고 하면 더 멀어지니 어떠한 생각이 들거든 밀어내지도 당기지도 말고 이런 생각이 들었구나 하고 그저 느끼라고 하셨다.


‘가만히 앉아서 집중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 20분이 짧게 느껴졌다.

곧바로 누워 싱잉볼 소리를 들을 준비를 했다.

기대됐다. 코 끝으로 호흡을 느끼면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편한 마음으로 눈을 감고 누워서 싱잉볼 소리를 들었다.


”편하게 주무세요 “라고 하셔서 정말 잠이 오고 편안해지는 건 줄 알았다.


아니 근데 이거 웬걸?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듣는 내내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심장이 빨리 뛰고 무언가 짓누르는 것 같이 가슴이 갑갑했다. 몸이 잘 움직여지지도 않았다. 이곳저곳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 원래 이런 건가? 분명 자라고 하셨는데 왜 이러지?‘ 괴롭지만 참으며 일단 시간이 빨리 끝나길 기다렸다.


다 끝나고 당황스러워서 선생님께 물었다.

“선생님! 몸이 너무 아프고 괴로웠어요!”


나의 무의식에서 힘들다고 얘기하는 거라고 하셨다.

“마음의 소리를 잘 들어주세요. 명상 많이 하시고요, 너무 놀라지 마세요. 고생하셨습니다. 나마스떼. 조심히 들어가세요.”

놀란 나와는 상반된 태도로 평온하고 인자한 얼굴로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집에 와서는 속이 안 좋아서 저녁도 못 먹겠고 그대로 뻗어서 잤다.


이게 싱잉볼 1회 차의 이야기이다.


괴로웠지만 분명 좋은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 시작한 것도 있고 해보고 싶었던 것이기도 해서 이렇게 그만두고 싶진 않았다. 인자한 선생님의 말과 확고하신 태도가 당황스러운 마음을 잡아줬다.


그래서 그 후로 명상과 싱잉볼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2회 차. 오늘은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갑고 움직여지질 않았다. 아주 추운 시베리아에 온 것 같았다. 내 몸만 한 큰 벽돌이 온몸을 누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무거워..‘ 와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다.

저번이랑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이었다. 몹시 추웠다. 이런 반응들이 당황스럽고 무섭지만 계속 부딪혀 보고 싶었다.


꽁꽁 춥다고 느낀 다음날 첫 끼로 엄마와 밥을 먹는데 피자 한 조각에 체해서 2주를 고생했다. 그 전날 몸이 아주 찼었던 게 하나의 이유였지 않았을까 싶었다. ‘신기해..’


오늘은 3회 차. 

하와이안 명상법 중 호오포노포노 명상법을 얘기해 주셨다.


‘미안합니다. 용서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명상할 때 나에게 얘기해 주라고 하셨는데 해보니 용서.. 에서 울컥했다.


왜 눈물이 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흘리는 눈물은 없다며 눈물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하셨던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그 뒤로 평상시에도 명상할 때도 수시로 나에게 얘기해 줬다.


미안합니다.

용서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눈을 감고 코로 호흡이 왔다 갔다 하는 감각을 알아차리면서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간다.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받아들이고 다시 현재로 온다.

그러다 문득 내가 지금 이런 것이 힘들구나 깨닫기도 하고 예전 일이 떠올라 나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그러다 복잡했던 마음이 정돈이 되기도 하고 숨어있던 내 마음을 발견하기도 한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울고 싶었던걸 알아차리기도 하고.


명상이 끝나고 싱잉볼을 듣기 위해 누웠다. 오늘은 어떨까 살짝 긴장이 됐지만 뭐가 됐든 경험해 보기로 마음먹고 눈을 감았다.


오 드디어 3회 차에 다른 분들처럼 편하게 잠이 들었다.  “제가 잠이 들었어요? 몰랐어요!”

같이 수업을 듣는 분들이 매번 끝나고 저렇게 말씀하실 때마다 어떤 기분인지 잘 몰랐는데 3회 차 때 알게 됐다.


나도 내가 잠이 들었는지 선생님께서 말해주셔서 알았다. 깊이 잔 것처럼 개운했고 그날 밤 숙면을 취했다.


그 뒤 수업 때는 푹 잘 생각에 설레면서 수업에 간다.


일주일에 한 번 잠깐의 명상으로는 명상이 주는 이로운 것들을 잘 느낄 수가 없는 듯해서 꾸준히 오래 해보려고 명상 방석을 샀다. 하나씩 다 들어보고 내 귀에 편하게 들리는 싱잉볼도 구매했다.


머리에 올려두고도 치고 가슴에 두고도 치고 골반에서도 치고 발에도 치고 손바닥에도 치고

귀에도 치고 한동안 신기하고 재밌어서 호흡하면서 계속 쳐봤다.


우리 몸은 파동으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입을 닫고 “음~~~” 낮은 소리를 내면 손에 진동이 느껴진다.


모든 사람에게는 고유의 파장이 있다.

현재 내가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파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재밌다.

그래서 부부나 가족들이 비슷한 느낌인 이유가 여기 있다. 살인자와 살인을 당하는 자의 파장은 비슷하다고 한다. 신기해..


싱잉볼 소리는 균형을 잃은 파장으로부터 벗어나 본래의 고요한 파장으로 되돌려 준다고 한다. 듣는 것만으로도 깊은 치유를 할 수 있고 깊은 삼매의 명상 상태에 도달하도록 도와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명상을 오래 하신 분들을 보면 늘 경이롭고 존경스러웠다. 뿌리에서부터 오는 깊은 단단함과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가짐. 내가 보기로 선생님은 마치 모든 걸 득도하신 분 같았다.


나도 지금부터 시작해서 할머니가 돼서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가득 느끼고 볼 줄 아는 여유로움을 가지고 맑고 단단하게 살고 싶다.


매번 시작과 끝에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나마스떼라고 인사를 한다. 서로 존중한다는 뜻이다.


마음을 담아 ‘한 주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속으로 상대의 행복을 빌어주면서 인사를 나눈다.

이 마음이 상대에게 닿을 테고 그 울림이 퍼져 나가서 모든 이에게 전달되어 연결이 되고 그렇게 우리는 하나가 된다는 의미이다. 정말 멋지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오늘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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