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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zabeth Kim Apr 06. 2024

다시 밥 하는 여자가 되고픈...

가치의 변화

결혼 후 난 밥을 참 많이 했다. 그렇다! 난 밥하는 여자였다.


첫째, 캐나다에 이민 간 후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기에, 그리고 아이를 무엇보다 잘 키우고 싶었기에 늘 밥을 했던 것 같다. 그땐 밥을 잘해 먹이는 것이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라 생각했다. 매일 새로운 반찬으로 열심히 부엌에서 살았다. 밥을 하는 것에 참 많고 또 높은 가치를 두었다. 


둘째, 캐나다에 산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자녀들을 보내고 싶어 했다. 난, 즐겁고 행복하게 조카며 지인들의 자녀들에게 밥을 해 주었다. 그러다, 일이 커졌다. 사업으로 확장시켜 나가게 되었다. 학교 서치도 열심히, 캠프 개발도 열심히 하여,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캐나다생활을 열심히 할까 고민하며 어느덧 나는 밥 하며, 공부하며, 가르치며, 미국으로 캐나다로 방방곡곡 여행을 하는 사업가가 되어 있었다. 역시나, 밥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시절이다.


약 10년의 사업을 하다 보니,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했고 다시 취업을 하고 싶어졌다. 풀타임으로 공부를 했다. 졸업하고 운 좋게 취직을 다시 할 수 있었다. 부동산 감정하여 재산세를 매기는 Non-profit organization으로 내가 있었던 부서는 Case Management 부서였다. 재산세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Appeal을 하면, 다시 재조정해 주기고 하고 기각도 하는 부서였다. 재미있었다. 내가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된 회사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밥 하는 것에 대한 가치가 달라졌다. 40 중반이 된 난 밥하는 것을 점점 힘들고 재미없어했다. 더 이상 이전처럼 가치를 두지 않았던 것 같다. 매너리즘과 끼니를 때우기 위한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다 한국에 와서 2년간 일도 하고, 공부도 했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 한국에서 2년간 지낸 후의 내 마음은 또 달라졌다. 밥 하며 행복해하고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 주었던 시절이 늘 떠올랐다.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하게 가족과 맛있는 식사를 하는 그 루틴을 찾아가기 위한 하나의 여정을 지금 준비 중이다. 부엌 소품과 인테리어 소품을 사러 앤틱샵에 자주 가던 일을 지금 너무 하고 싶다. 나에겐 그 루틴이 가치 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오늘도 설레며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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