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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zabeth Kim Apr 08. 2024

가족이 있어...

따뜻한 시댁친지들과 함께 하고 있는 소중한 시간

캐나다로 돌아갈 날이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함께 돌아가기 위해 남편이 왔다. 친지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가기 위함이다. 남편이 오면서 바쁜 일상이 두 배로 더 바빠졌다. 벚꽃 피는 때에 잘 맞춰 온지라 우린 매일 벚꽃을 보고 있다. 


시댁은 부여다. 매주 토요일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과외를 하고 있다. 잠실에서 시작된 이 아이들과의 인연이 벌써 2년이 되었다. 정이 많이 들었다. 내가 공부하는 동안 남편은 한강공원 나들이를 했단다. 라면 끓이는 기계를 처음 보았던 감흥을 말해 주었더니 그대로 했더라. 조카는 우리를 픽업해 주었다. 둘째, 세째 시누까지 가족 다섯이 어머니를 뵙기 위해 나섰다. 


2년 전 공무원으로 은퇴하신 아주버님은 어머니를 돌보며 부여에서 지내고 계시다. 공기 좋고 한적한 공간이 몸에 맞으시다고... 나 역시 그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 


오랜만에 갖는 명절 분위기다. 서울과 경기에서 친지들과 합류했다. 북적이는 이 분위기를 참 오랜만에 느낀다. 조금은 피곤한 이런 분위기가 이번엔 참 다르게 느껴졌다. 첫날 앞마당에서 모닥불 피우며 솥뚜껑에 구워 먹은 삼겹살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런 게 인생 아닌가!


부여 시댁 앞마당에서


이번에 돌아가면 언제 올까. 물론 우리 부부는 유럽 여행 대신 지난 20년 이상 한국행을 택했다. 그런 덕분에 남편은 거의 매년 올 수 있었다. 이제 양 부모님들 중 친청엄마와 시어머니 두 분만 남으셨다. 소소한 일상을 보내며 또는 어쩌다 갈 수 있는 여행을 하며 이 시간이 그냥 지나쳐지지 않는다. 매 순간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서로의 에피소드 기억을 듣고 있다. 옛 일을 어떤 이는 요것을 또 어떤 이는 저것을 기억하고 있다. 모이니 참 추억이고 어느새 깔깔거리고 있었다. 


사는 게 별것인가! 캐나다에서 난, 외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젠 생각이 바뀌었다. 어디 있던 삶은 같다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지난 2년 간 느낀 것이 많다. 이제 하나씩 실천하며 살리라! 작은 설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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