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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zabeth Kim May 05. 2024

다시 캐나다로

나의 집, 나의 일상

한국에서 캐나다 오기 전 몇 달 전부터 지인들과의 만남과 한국생활의 정리로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종잡을 수 없었다. 그날그날 할 일이 매일 10가지 이상 밀려있는 나날을 거의 6개월 이상 보냈던 것 같다. '그때를 기억하면서 또 글을 쓰는 날도 오겠지'하며 캐나다에 돌아온 집 얘기를 해 본다. 얼마나 피곤하고 힘들었던지 비행기 안에서 10시간 가까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잠만 잤다. 일어나니 벌써 토론토에 가까이 있었다. 


공항 오기 전날과 당일 인천 영종도에서 하룻밤을 보낸 건 벌써 오래전 일인마냥 잊혀 갔다. 도착해 집으로 온 난, 아들의 환영인사에 눈물이 났다. 하이라이트는 선물이 아니었다. 아들은 MBTI를 측정해 볼 필요도 없는 극 I 다. 수줍음과 말이 없기로 유명한 아이다. 그런 아이가 환영 춤을 췄다. 얼굴을 드러내기 싫어하여 허락받고 반쯤 가린 모습을 인스타에 올렸다. 얼마나 놀라고 웃었는지... 가족이 있어 언제나 풍요롭고 감사하다. 


이렇게 좋아한 순간을 보내니, 바로 눈에 띈 것은 2년간의 공백이 준 집의 상태다. 여자랑 집은 가꾸고 꾸며야 한다고 했던가! 딱 맞는 표현이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매일 청소와 시차 적응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 정리해야지 하며 하지 않았던 것까지 눈에 들어왔다. 그중 하나가 달력 정리다. 10년 치를 한꺼번에!


오래된 달력 정리를 하며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그리고 한국에서 다시 캐나다로 오며 느끼고 배운 것이 있다면, '앞으론 비움을 실천하며 살자'다. 지금껏 채움의 여정을 걸었다면, 이젠 비움의 여정을 걷자고 "여정의 욕구"라는 여행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https://www.desireforjourney.com/home  


캐나다에서 20년 이상 산 나로선 2년 동안 이런 일들을 해낸 것이 정말 놀랍고 참 많은 일을 해냈단 생각이 든다. 그만큼 한국 분들의 삶이 바쁘고 많은 일을 하고 사는 것이 아닌가. 정말 대단하다. 모든 분들이 지치지 않고 갈 수 있길 바란다. 


지금 캐나다는 봄이 오려나 보다. 산책을 하다 보면 새싹 봉우리가 예쁘게 나오고 있다. 오후에도 저녁에도 언제나 공기가 좋다. 우리 집 잔디도 튼실하다. 캐나다에 온 걸 느끼고 있다. 저녁노을이 예뻐 한컷! 파란 하늘이 예뻐 한컷! 자... 이제 비움의 여정을 시작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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