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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zabeth Kim Apr 15. 2024

돌아온 봄, 세 자매의 다시 찾은 미소

사랑하는 내 동생들

어릴 적 우린 정말 친했다. 싸우기도 많이 했지만  우린 끈끈했다. 언제나 마음속 어딘가에 옛날 어린 시절의 기억이 살아있었다. 한 방에 드러누워 이종환의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들으며 깔깔대던 그 시절...... 우린 참 착했다. 늘 부모님 살림을 도왔다. 그러면서 얼마나 서로를 위했는지 모른다. 


그러던 우리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또 내가 캐나다를 가면서 각자의 새로운 챕터로 자기의 삶을 살았다. 가끔 한국을 올 때나 동생들이 캐나다를 올 때 만날 수 있었지만, 어린 시절처럼 우리들 만의 시간이 

없었다는 걸 한국에 와서 깨달았다. 


늘 엄마와 함께이거나, 조카들이 있거나, 남편들이 있거나...

순수하게 우리 셋만의 시간은 없었다. 


세상의 무게에 어깨가 무겁고, 자매들 사이의 그 끈끈했던 유대감은 세월과 함께 서서히 흐릿해졌다. 동생들도 그랬던 것 같다. 명절이나 가족모임에서나 얼굴을 볼 수 있었으리라. 겨우 얼굴을 마주치며, 반가운 인사로 그치는 경우가 많지 않았을까.


한국에 와서 친청엄마와 푸켓을 다녀온 후 나와 동생들 간의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예전 그때 그 시절처럼 우리만의 시간을 차근히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었다. 우린 시간이 될 때마다 함께 했고 그때마다 얼마나 할 얘기가 많은지... 서로의 상처도 보게 되었고, 서로의 기쁨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함께 여행도 하고, 새로운 추억도 쌓았다. 역시 최고의 동반자다.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생긴 건 말할 것도 없고 우리만의 유대감도 다시 확인하는 한국에서의 소중한 시간이었다.  


어릴 적 쌓은 우리만의 관계는 역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돌아온 봄, 우리 세 자매의 다시 찾은 소중한 관계의 가치를 깨닫고 간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마치, 봄이 늘 다시 돌아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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