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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캐나다의 겨울

EP96. 조금만 더 참자.

by Sonya J

Thursday, February 13, 2025




겨울이 너무 싫다. 너무 춥다. 어디나 겨울은 춥겠지만, 캐나다의 겨울은 유독 길다. 밴쿠버는 비교적 온화한 편이라고들 하지만, 막상 겨울이 되면 가장 추운 달을 맞이하는 기분이다. 다른 주들은 지금 눈 폭풍이 몰아쳐 눈이 사람 키만큼 쌓였다고 하지만, 다행히 밴쿠버는 그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최근 기온이 더 낮아지면서, 이제서야 겨울이 제대로 시작되었다는 실감이 든다.


우연히 직장 동료의 인스타그램을 봤는데, 오늘 쉬는 날이라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부러웠다. 추운 날씨에도 밖을 돌아다닐 기운이 있다는 것이. 나는 날이 추워지면 나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그냥 집에 있고 싶고, 따뜻한 곳에서 쉬고 싶다. 그래서 요즘은 집-회사-집-회사만 반복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쉬는 날이 오면 그저 잠을 자는 게 전부다. 이렇게 겨울잠을 자듯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 모습이 싫어진다.


캐나다의 겨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느끼기에 적어도 6월까지는 서늘하다. 초여름이어야 할 6월에도 긴팔이 필요하고, 7월 중순부터 8월까지만 겨우 여름다운 여름이다. 나머지 시간은 겨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봄이 그립다. 얼른 따뜻한 햇살을 느끼고 싶다.


얼마 전에 본 애니메이션 후르츠바스켓에서 이런 대사가 나왔다.

“눈이 녹으면 봄이 와요.”

그 말을 떠올리며, 봄을 기다려 본다.


오늘의 픽:

찍었다.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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